지금까지 알던 부석사는 잊어라
지금까지 알던 부석사는 잊어라
  • 김주일 기자
  • 승인 2018.11.12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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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읽는 부석사/김태형 지음/상상창작소 봄 펴냄/1만 9천원
다시읽는 부석사/김태형 지음/상상창작소 봄 펴냄/1만 9천원

무량수전에서 바라 본 소백산맥의 장쾌한 풍경과 일몰은 ‘국보 0호’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명찰 중의 명찰인 영주 부석사. 그러나, 정작 우리는 부석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혹여 알고 있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

무량수전은 다른 사찰의 대웅전과 같은 구조가 아닌 항마촉지인을 한 아미타불을 서쪽에 홀로 봉안하고 동쪽을 향하는지, 부석사 명물 중 하나인 거대한 석축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떤 원리로 가람을 배치하였는지 등등 의문점에 대해 명쾌하게 해석한 책이 나왔다.


무량수전은 ‘강당’, 부석사 금당 따로 있어
저자 “원융국사 부석사 중창설 잘못” 주장
부석사 가람배치는 연화장 세계 구현 한 것


저자는 이 책서 부석사성보박물관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여 동안 학예연구사로 근무하면서 부석사를 속속들이 파헤쳐 사라진 부석사 역사를 복원하고, 그동안 잘못 알려진 오류들은 구체적 증거를 들어 바로잡으려 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됐으며, 제 1장에서는 부석사와 관련된 잘못 알려진 설과 주장에 대해 관련 자료의 고증을 통해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팩트 체크’로부터 시작된다. 2장과 3장은 부석사 창건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자세히 수록했다. 특히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자료들이 소개돼 있어 주목된다. 이어 4장은 대한민국 고건축을 대표하는 국보 제18호 무량수전을 비롯하여 국보 5건, 보물 6건, 경상북도유형문화재 2건 등 부석사에 남아 있는 문화유산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아름다운 사진이 실려 있다.

마지막 5장은 저자가 직접 독자들을 부석사로 안내하면서 부석사 구석구석 남아 있는 문화유산과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울러 부록으로 부석사 1300여 년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연표와 조선후기 부석사의 법맥(法脈)을 도표로 실어, 그 어떤 부석사 관련 자료보다 풍부한 내용을 담았다. 특히, 저자가 부석사서 4년 여 동안 직접 찍은 경내 풍경은 책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다면 저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석사의 어떤 것을 보았을까. 또한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이 책 처음에 등장하는 ‘팩트 체크’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원융국사의 부석사 중창설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문화재청 홈페이지 ‘문화유산 통합 검색’에서 찾은 국보 제18호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설명문에는 “신라 문무왕(재위 661∼681) 때 짓고 고려 현종(재위 1009∼1031) 때 고쳐 지었으나, 공민왕 7년(1358)에 불에 타 버렸다”고 했다. 이 설명문에서 ‘고려 현종(재위 1009∼1031) 때 고쳐지었다’는 내용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발생한 오류’라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팩트 체크’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던 새 자료도 소개한다. 이는 현재 부석사성보박물관에 소장된 사명당 유정의 ‘부석사 안양루 중창기’ 현판 뒷면에 있는 1578년 작성된 시주록으로, 여러 차례 관련 유물 조사과정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기존에 알려진 무량수전의 역사를 기록한 ‘봉황산 부석사 개연기’에도 1608년 작성된 묵서(墨書)가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내고 그 중 일부를 본문에 소개한다.

한편 ‘팩트 체크’서 주목된 부분은 그동안 무량수전이 부석사 금당(金堂)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금당은 따로 있었다는 주장이다. 저자가 금당이라고 지목한 곳은 현재 부석사 경내 자인당에 봉안된 보물 제220호 북지리 석조여래좌상이 본래 있던 터로, 일부서 동방사지(東方寺址)로 알려진 곳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관련 자료를 제시하면서 절 이름이 ‘동방사’가 아니라 과거 부석사 동쪽에 있던 절터라는 뜻이었다고 바로잡았다. 특히, 이곳은 현재 확인된 바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로자나 삼신불(三身佛)이 봉안된 곳으로 확정하고 있어 향후 학계의 논란이 예상된다.

이 책서 가장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전성기 부석사 가람배치는 의상대사의 <화엄일승법계도>와 의상대사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투사례(投師禮)>를 근거로 연화장세계를 구현한 것이라고 했다고 보았다. 본문서는 이에 대해 “의상 스님의 <화엄일승법계도>가 부석사의 가람배치를 이해할 수 있는 기본 배경이 된다. 즉 봉황산 자락에 남북으로 펼쳐진 산줄기와 그 사이에 배치된 각 전각과 그리고 이를 다시 동서로 이어주는 통로는 그대로 법계도의 도상을 그대로 펼쳐놓은 것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던 무량수전에 봉안된 아미타불좌상이 서쪽에 앉아 동쪽을 향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무량수전을 찾는 모든 이들이 성문과 보살로서 아미타불의 보처가 되므로 아미타불 설법을 듣는 대상이다. 따라서 이들은 아미타불에 대한 예경으로 우요삼잡(右繞三 :부처님의 오른쪽 방향으로 세 번 돌며 예를 올리는 예법)의 예를 올리게 된다. 이때 무량수전에는 아미타불 한 분만 교실서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로 자리하게 되므로 우요삼잡의 예를 행하고 설법을 위한 구조로 합리적 동선과 공간 배치를 위해서는 아미타불이 서쪽에 배치돼 동쪽을 향한다. 이것이 무량수전에 아미타불이 서쪽에 배치돼 동쪽을 향하게 된 가장 주된 이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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