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를 대표하는 장애인 전법단체 중 한 곳인 조계사 원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조계사 원심회는 1988년 원심회의 전신인 강남 원심포교원서 10명이 수화교육을 받으며 탄생했다. 초창기 사무실과 법당 없이 옮겨 다녔지만, 1992년 조계사불교대학 지하에 공간을 마련하며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

원심회의 30년은 재가불자들의 장애인 포교사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원심회를 비롯한 많은 단체에서 불교 수화 영상 제작과 교재 보급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아직 청각장애인 포교를 비롯한 장애인 전법에는 갈 길이 멀다.

그 무엇보다 인식 부족이 크다. 인식 부족을 단편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스님의 참여다. 원심회에 따르면 전국불자 국가공인 수화통역사는 50명이지만 스님은 1명에 불과하다.

부처님 제자 중 천안제일로 불린 아나율 존자는 두 눈이 보이지 않은 장애인 이었지만, 장애가 수행에는 아무런 걸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했다.

전법에 있어 장애의 벽이 없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법을 전하는 이들부터 마음 속에 장애가 있는 상황이다. 최근 종단에서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에 나서고 있고, 결국 이를 주도해야 할 이들이 스님들이란 점에서 스님들의 장애인 포교 참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장애인들의 아픔을 모르고서는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없다. 스님들이 국가공인 수화통역사 자격을 비롯해 다양한 장애인 포교 역량을 갖추고 현장에서 활동할 때 불교의 사회적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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