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 스승·제자들과”
92세 고령, 건강회복 주력

다낭에 도착한 틱낫한 스님. 사진출처=스푸트니크 베트남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선승(禪僧)이자 평화인권운동가로 유명한 틱낫한 스님(92)이 베트남으로 영구 귀국을 결정했다. 지난 11월 2일 ‘라이언스 로어’ ‘베트죠 뉴스’ 등 불교계 언론과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스님의 귀국을 대서특필했다.

틱낫한 스님은 1942년 출가한 이래 불교에 입각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참여불교 운동을 이끌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에서 반전운동을 이끈 경력으로 베트남 정부에 의해 귀국 금지 조치를 당했다. 1973년 프랑스로 망명한 이래 세계 각국에 활발한 전법활동을 펼쳤다.

베트남 정부의 귀국 금지조치가 풀린 후로 해외에 머물며 포교에 힘쓰던 스님은 지난 2014년 가을에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 그 후 집중치료를 받아 상당히 회복됐지만 여전히 건강을 장담할 수 없다. 최근까지는 태국에서 요양에 힘썼다.

스님은 이에 제자인 틱삭꽝 스님에게 편지를 보내 “남은 나날을 스승과 제자들과 함께 보낼 때가 왔다”며 영구 귀국을 결정했다. 스님은 편지에서 “은사스님께 부탁받은 참여불교의 사명을 70년간의 활동을 통해 베트남 불교계와 세계에 전했다. 이제 내 생의 수레바퀴가 멈추어 간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몸이 다해가는 나날을 뚜 히에우에서 보내기 위해 베트남 귀국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뚜 히에우는 틱낫한 스님의 출가본사다. 틱삭꽝 스님은 “틱낫한 스님께선 뚜 히에우에서 큰 일정 없이 조용히 요양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틱낫한 스님은 10월 26일 베트남 다낭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중순 잠시 방문한 이래 1년 만에 영구 귀국하게 됐다. 공항에는 틱삭꽝 스님을 대표로 많은 베트남 사부대중들이 틱낫한 스님을 맞이했다. 스님은 당분간 다낭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후 뚜 히에우로 돌아갈 예정이다.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과 일화를 책으로 엮은 베트남 학자 누엔 닥쏸은 “베트남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어 한다. 스님께서는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스승과 제자들이 있는 땅으로 돌아오신 것”이라며 “스님의 귀국 의의는 매우 소박하며, 정치적, 종교적 의의를 두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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