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원각경(圓覺經) 3

중생이 부처님처럼 살기를 원하면 그 때부터 보살이라 불린다. 보살의 수행은 자리이타로 일체 모든 생명을 나와 더불어 평등하게 여긴 곳에서 출발한다. 중생의 마음, 보살의 마음, 부처님 마음 이 중에서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당연히 부처님 마음이다. 바로 원각(圓覺)이다.

“선남자여, 이 <원각>은 일체 청정한 진여와 보리와 열반과 바라밀을 언제나 갖추고 있어서 다 이 원각을 밝게 비춤으로 인하여 청정한 경지에 이르러 무명을 영원히 끊어버리고 부처님이 되신 것이다.”

문수보살에게 들려주는 가르침이다. 우리가 부처님의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을 등불 없이 어둠에 갇혀있다 하여 ‘무명(無明)’이라 부른다. 그 무명으로부터 벗어나는 법이 원각의 길이니 지혜를 가까이 하여 그 지혜에 의해 존재의 ‘空性’(공성, 조화와 공존)을 잊지 말라 하신다. 불성이 있다고 누구나 성불하진 않는다. 스스로 불성을 빛나게 하는 이라야 부처가 되는 것이다.

문수보살의 2, 3번의 질문에 대한 답도 상세히 알려주신다.

“알거나 느끼는 것도 마치 허공과 같고, 허공인줄 아는 것도 허공 꽃의 모양이거니와 알거나 깨닫는 성품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있다, 없다하는 이 분별심을 넘어서야 비로소 청정원각을 수순한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공의 성품은 본래 고요하여 요동하는 법이 없다, 여래장 속에서는 일어나고 사라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며 알거나 보는 것이 없으며 법계의 성품이 원만하여 시방에 두루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인지법행이다. 보살수행자들은 이로써 대승법에 청정한 마음을 일으킬 것이고 말세의 중생들도 이와 같이 수행한다면 삿된 견해의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원각경>은 12명의 제자들이 부처님께 원각에 이르는 길을 날카롭게 질문하고 상세한 답변을 들려주시는 내용이다. 먼저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이 인지법행에 관해 묻자 부처님은 무명을 청정한 원각으로 물리치며 부처의 경지로 전진하라고 답하신다.

두 번째 실천의 상징인 보현보살은 수행의 실체에 관해 묻자 환(幻, 허망한 성품)을 벗어나는 방법을 원각묘심인 본각(本覺)에 대해 설명하신다.

세 번째 보안보살은 마음쓰는 법을 질문하자 부처님은 점차적으로 수행하고 반드시 방편을 세워 관행하여 부처님 세상을 보도록 인도하신다.

네 번째는 금강장보살로 중생미혹의 본질에 대해 묻자 미혹의 생성과 소멸을 낱낱이 분석해주며 의심을 타파한다. 또한 중생이 원각 그 자체임을 의심하지 말라고 하신다.

다섯 번째 미륵보살은 중생이 윤회하는 까닭을 묻자, 부처님은 의심을 풀어줘도 중생심이 꿈틀거리는 것은 오로지 근본욕망인 애욕 때문이니 애욕은 자비심으로 풀도록 하고, 윤회의 본질과 벗어나는 길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잊지 않으신다.

여섯 번째는 청정혜보살로 어리석은 중생심을 청정케 하는 수행의 계위를 묻자 수행은 체험이니 단계적으로 설명하신다.

일곱 번째는 위덕자재보살로 관법수행을 묻자 사마타, 삼마발제, 선나의 3관 수행을 말씀하신다. 분노를 다스려야 하는 순간에 수행해서 화내기 전으로 돌아가 평온을 유지하라신다.

여덟 번째 변음보살은 앞에서 말한 삼관을 닦는 순서를 묻자,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25가지 방법으로 설명하며 수행에 관한 총체적인 설명을 하신다.

아홉 번째 정제업장보살이 등장하여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인 미세한 업장, 바로 사상(四相)을 제거하는 방법을 물으니 미혹을 끊고 성불의 원인을 완성하라며 상세히 설명한다.

열 번째는 보각보살로 참선하는 중에 생기는 병은 어떻게 고치는가 질문하니 스승을 의지하여 작지임멸(作止任滅)의 병을 치유해야만 청정이 무엇인지 안다고 말씀하신다.

열한 번째는 원각보살로 여래가 떠난 후 말세중생의 수행을 묻자 업장 참회를 위해 자신의 근기에 따라 날짜를 정해 참회와 사유하는 수행에 관한 도량수행법을 말씀하신다.

열두 번째는 현선수보살로 후대에 제자들은 어떻게 수행하고 살 것인지에 대한 신수봉행(信受奉行)을 질문하자, 경전의 이름 다섯 가지를 설명하며 유통공덕을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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