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각 스님, 11월 3일 수덕사 학술대회서

수덕사 무이당 소조여래좌상과 복장 유물로 수습된 〈묘법연화경〉. 해당 〈묘법연화경〉에는 당시 권력자 최이의 발문이 담겼다.

수덕사 무이당 소조여래좌상 복장 유물에서 고려시대 희귀 경전들이 확인됐다.

중앙승가대 교수 정각 스님은 11월 3일 충남 홍성 충남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수덕사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수덕사 소조여래좌상 복장 전적류 고찰’을 통해 수덕사 무이당 소조여래좌상 복장물의 연원과 가치를 분석했다.

수덕사 무이당 소조여래좌상은 지난 2017년 3월 수덕사 근역성보관 연구원들에 의해 복장물이 수습됐다. 당시 복장물로는 △다라니 △유리구슬 △개금발원문 △〈대방광불화엄경소〉 권제79~81, 91~93 △〈묘법연화경〉 3종 △〈사아함모초해〉 권하 △〈자비도량참법〉 권제7 등이 나왔다.

정각 스님의 조사 결과 고려시대 희귀 경전들이 대거 확인됐다. 〈묘법연화경〉 3종의 경우 1240년 간행된 권7 완본이 주목된다. 권7 완본에는 당시 권력자 최이(崔怡)의 발문이 실렸는데 동일 인출본 5건 모두 보물로 지정됐다.

정각 스님은 “〈묘법연화경〉권제7은 1240년 최이가 조판을 명령해 간행한 것으로 표지 가장자리 표현에 공민왕대에 정착된 태선-세선-당초문-세선-태선-세선 형식이 쓰이고 있어 경전 인성 시기는 1377년 즈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각국사 의천이 송에서 제작·간행한 교장 중 하나인 〈대방광불화엄경소〉는 권제79~81, 91~93이 수습됐다. 이중 권제79, 80은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은 유일본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복장 수습 〈대방광불화엄경소〉는 교장 원간본을 재판각한 것으로 송에서 유래한 판각 외에 한국 판각의 〈대방광불화엄경소〉 교장본이 고려 말~조선 초에 존재했음이 확인됐다.
수습된 〈자비도량참법〉 사경본도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자비도량참법〉은 고려부터 조선 초까지 약 10여 종의 목판본이 간행됐지만 그간 사경본은 발견되지 않았다.

정각 스님은 “〈자비도량참법〉 사경본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1행 13자 판식은 고려시대에 주로 사용됐다. 수덕사 복장 출토의 사경본은 고려나 조선 초에 제작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덕사 소조 여래좌상은 15세기 이후 조성된 불상”이라며 “불상의 복은 1390년 당시 조성된 모(某) 불상의 불복장 내지 1489년 조성된 또 다른 불상의 불복장이 수습돼 현재 수덕사 소조 여래좌상 복장에 납입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덕사 말사에 소장된 성보문화재 중 서산 일락사 여래좌상을 새롭게 조명한 연구도 눈길을 끌었다.

문화재청 최은령 문화재감정위원은 ‘서산 일락사 금동여래좌상 연구’에서 “서산 일락사 미타전 여래상은 최근까지 철불로 알려졌지만 성분분석을 통해 금동불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락사 금동불상은 고려후기 13세기 불상의 전통을 계승하여 세부표현에서 단순하고 절제된 형식으로 변모돼 14세기 충청 지역의 공방서 조성됐을 것”이라며 “불상의 복장에서 발견된 1292년, 1302년경의 다라니는 일락사 금동불상의 조성시기를 14세기로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동반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덕숭총림 수덕사(주지 정묵)와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소장 석문)가 개최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선일 문화재청 감정위원의 ‘수덕사 소조삼존불상의 연구’ △김요정 충북대 초빙교수의 ‘수덕사 소조삼존불상의 수종과 연륜연대 분석’ △이승희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연구위원·김지혜 수덕사 근역성보관 학예연구사의 ‘당진 성당사 제석천도 연구’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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