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 앓아 93세 일기로
전 세계 추모물결 이어져

상가락시타(왼쪽) 생전 모습. 사진출처=라이언스로어

영국 불교 전파자 상가락시타(Sangharakshita)가 93세 나이로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오전 별세했다. 상가락시타는 폐렴과 패혈증 등 지병을 앓았다.

불교 언론 라이언스로어(Lion’s Roar)는 이날 상가락시타의 타계 소식과 함께 생전 그의 업적을 보도했다. 상가락시타는 불교 지도자이자 삼보종(Theravada tradition) 창시자다.

상가락시타는 1925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그는 세계 2차 대전 중 아시아로 파병된 것을 계기로, 제대 후 20년 동안 아시아 전역에서 불교를 공부했다. 그는 남방불교에서 상가락시타라는 이름을 받으면서 불교에 귀의했다. 그 후 그는 다르도 린포체(Dhardo Rinpoche), 키엔체 노르부(Jamyang Khyentse), 두좀 린포체(Dudjom Rinpoche) 등 중국의 티베트 점령으로 인해 인도로 망명한 스님들과 함께 불교를 공부했다.

특히 상가락시타가 1952년 인도 헌법의 제정자이자 최초 법무장관인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를 만나 초창기 인도 불가촉천민의 불교 개종 운동을 이끈 점은 큰 업적으로 꼽힌다.

인도 카스트제도 하의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난 암베드카르는 상가락시타의 도움으로 불가촉천민들을 힌두교에서 불교로 개종시키기 위한 대규모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1956년 10월 14일 38만 명의 불가촉천민이 불교로 개종했고, 그는 6주 후에 사망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상가락시타는 암베드카르의 불가촉천민 사이 불교 운동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이끌며 큰 공을 세웠다.  

이후 1964년 상가락시타는 영국으로 돌아와 1967년 공정무역 불교 단체인 FWBO를 설립했다. 이 공동체는 당시 젊은 층에게 ‘대항문화’의 일환으로 불교를 전파하는 데 성공하면서 크게 성행했다. 당시 상당한 영국인들을 불교에 입문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상가락시타는 1990년대에 은퇴하고 지도부에서 물러났지만, 영국 불교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인물로 꼽힌다. 삼보종은 26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전 세계 불교계도 그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유명 명상 지도자 비슈바파니(Vishvapani)는 상가락시타의 사망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가락시타는 나를 불교로 이끈 스승”이라면서 “사실 많은 분들이 있었지만 나는 경외와 사랑 없이 그가 작가로서, 스승으로서, 영적 친구로서 얻은 모든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챙김 치료 전문가 비마라사라 메이슨존(Vimalasara Mason-John)도 “나와 다른 많은 이들의 삶을 바꿔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한다. 특히 나에게 ‘알아차림은 혁명이다’는 것을 가르쳐준 것에 대해”라고 회고했다. 이들은 모두 상가락시타의 생전 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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