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종단 스님 모여 ‘테라 에너지’ 창립

기자회견에서 회사설립 취지와 사업계획을 발표한 관계자와 류고 스님(가운데). 사진출처=산케이 뉴스

재생가능에너지와 친환경에너지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가운데, 일본에서 불교계 전기회사가 탄생했다. 일본의 7개 종단 스님들이 뜻을 모아 전기소매업 주식회사 ‘테라 에너지(TERA Energy)’를 창립했다고 지난 10월 25일 산케이 신문, 니혼케이자이 신문, 교토신문 등의 현지 언론들이 특별 보도했다.

일본에선 지난 2016년 4월부터 전기소매업이 자유화되면서 지금까지 약 500곳 이상의 업체가 등록했다. 대부분이 가스공급회사, 석유회사 등 자원 관련회사들이 설립한 회사다. 그러나 이번에 설립된 테라 에너지는 사장부터 운영진 모두 스님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2016년 전기소매업 자유화
500곳 이상 업체 등록 마쳐
불교계 전기회사 최초 탄생
지역-사찰 상생에 방점 둬


사장인 타케모토 류고(40) 스님은 교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왜 절에서 전기사업을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스님은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찰들의 경영난은 물론 사찰과 지역민의 연계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사찰의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회사 설립취지를 밝혔다.

테라 에너지는 ‘지역과 사찰간의 순환기능 활성화’ ‘불교의 가르침에 근간한 상업활동의 실천’ ‘지구환경보존, 탈탄소에너지사회 실현을 위한 일본불교적 모델확립’ ‘불교를 배경으로 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을 회사의 목적으로 내세웠다.

테라 에너지는 후쿠오카현의 지역에너지 지원회사 ‘미야마 파워 HD’와 연계해 재생가능에너지를 중심으로 전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환경단체들과 협력해 사찰이 소유한 산지에 소규모 수력 발전기나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 자체적인 전기생산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 재생에너지 증대를 위해 계약자의 희망에 따라 태양광 패널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사업도 진행한다.

전기는 먼저 내년 4월부터 일본 중남부의 추코쿠와 시코쿠지역의 사찰들을 중심으로 판매된다. 이 지역에 소재한 사찰들은 6천 개소가 넘는다, 이 중 현재 테라 에너지의 전기를 사용하겠다고 계약한 절은 28개소다.


테라 에너지 측은 “사찰 네트워크를 활용, 각 사찰들과 신도들을 중심으로 판로를 넓힐 것이다. 이를 통해 광고비와 인건비가 절약돼 타 회사들의 일반가정용 전기요금제보다 2~3% 할인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며 경제성이 높은 점을 장점으로 소개했다. 이어 “2년 내에 오사카와 교토등지로 확대, 최종적으로는 일본 전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회사의 운영계획을 밝혔다.

또 테라 에너지는 수익의 일부를 계약한 사찰들 가운데, 경영이 힘든 곳의 개보수와 지역활동을 위한 ‘지역사찰 보조금’으로 환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수익의 1%를 자살방지 및 자살유가족들을 위한 지원금으로 사용, 사회공헌활동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류고 스님은 “사찰과 지역주민들 간의 유대감을 확인하고, 이를 지지하는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고 회사의 경영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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