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 공고… "조선 중기 대표 수작" 평가

보물 제2003호로 지정된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좌상(사진 왼쪽)과 보물 제2004호로 지정된 서울 칠보사 목조석가여래좌상(사진 오른쪽)

17세기 조성된 불보살상 2구가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등 4건에 대해 보물로 지정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 또한 “보물 제455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의 명칭은 ‘경주 노서동 금귀걸이’로 변경했다”고 고지했다.

보물 제2003호로 지정된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17세기 전반기에 활발하게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 무염(無染)을 비롯해 총 5명의 조각승이 참여하여 1649년(인조 27년)에 완성한 불상이다.

높이 67cm의 단아한 규모에 머리에는 연꽃과 불꽃문양으로 장식된 화려한 보관(寶冠)을 썼으며, 가사는 두벌 겹쳐 입은(이중착의법) 모습에 상반신을 앞으로 구부렸다. 전체적으로 비례가 알맞고 신체의 자연스러운 양감이 돋보인다.

얼굴은 이마가 넓고 턱으로 내려가면서 좁아져 역삼각형을 이루었으나, 날렵하고 갸름하게 처리한 턱선, 높게 돌출된 코, 자비로운 인상에 실재감 있는 이목구비의 표현 등 1650년대를 전후로 아담하고 현실적인 조형미를 추구한 무염이 참여한 작품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은 “불암사 목조관음좌상은 정확한 제작 시기와 봉안처를 알 수 있고, 보존상태도 비교적 양호해 17세기 중엽 불교 조각사 연구에 있어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보물 제2004호로 지정된 ‘서울 칠보사 목조석가여래좌상’은 1622년(광해군 14년) 광해군의 부인인 문성군부인 유 씨(장렬왕후)가 왕족들과 친정 부모의 천도를 목적으로 발원해 왕실 원찰(願刹)인 자수사와 인수사에 봉안한 11존(尊) 불상 중 하나로 추정되는 불상이다.

17세기 대표적 조각승 현진(玄眞)과 수연(守衍), 응원(應元), 인균(印均) 등 당대 유명 조각승들이 합작해 만든 불상으로, 조각승들의 제작 특징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작품이다.
머리와 상반신을 앞으로 약간 숙인 자세에 오른손은 땅을 가리키고 왼손은 다리 위에 둔 항마촉지인을 한 모습이다. 상반신은 허리가 짧고 어깨가 넓지만 하반신은 다리가 높고, 턱을 수평으로 깎은 네모진 얼굴에 양 볼이 볼록하게 양감이 살아 있으며, 작고 가는 눈에 오뚝한 코, 미소가 있는 작은 입 등 단정하고 인자해 보이는 인상 등은 현진과 수연의 다른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기법이 화려하지 않고 비교적 간결하지만 중후한 기품과 위엄이 느껴지며, 17세기 전반 불상 중에서 수준 높은 작품성을 보여준다”면서 “예술적 가치가 월등히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함께 지정된 보물 제2001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는 1949년 경주 황오동 52호분에서 출토된 귀걸이 한 쌍으로, 외형상 주고리[主環], 중간장식, 마감장식의 삼단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신라 시대 5~6세기에 해당하는 유물이다.

보물 제2002호로 지정된 <이익태 지영록>은 제주목사를 역임한 이익태(1633~1704)가 1694년(숙종 20년)년 7월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래 1696년(숙종 22년) 9월까지 재임기간 중의 업무와 행적, 제주 관련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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