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 예고… 보유단체 ‘불복장의식보존회’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 보존회가 창립 직후인 지난 2014년 7월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개최한 ‘전통 불복장의식 및 점안의식 시연회’. 사진은 보존회 스님들이 제작한 오보병을 후령통에 넣은 후 이를 불복장에 안치하는 의식을 올리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불교 자료사진

불상과 불화 내부에 불교 관련 물목(物目)들을 봉안하는 의식인 ‘불복장 작법(佛腹藏 作法)’이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불복장 작법’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10월 30일 밝혔다.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되는 ‘불복장 작법’은 불상·불화 등을 조성해 모시기 전에 불상 내부나 불화 틀 안에 사리와 오곡 등 불교와 관련한 물목을 봉안해 예배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의식이다.

즉, 불복장 작법은 봉안 의식을 통해 세속적인 가치의 불상·불화에 신앙적 가치가 부여하고 예배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려부터 설행·조선代 활발해
동아시아 불교 중 韓만 의식화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가치 높아

2014년 보존회 설립… 전승 앞장
조계종 무형유산 발굴·보존 성과
“불복장 작법 전승·대중 홍보 노력”

700년 秘藏돼 전래된 중요 의식
불복장 작법은 1500년대부터 간행된 <조상경(造像經)>을 바탕으로 조선 시대에 활발하게 설행(設行, 베풀어 행함)됐지만, 이미 고려 시대부터 설행돼 와 700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다.

또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불교국가 중 불복장 작법이 의식으로 정립·전승되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 의례의 저본이 되는 <조상경> 역시 한국에만 있는 경전이다.

이 같은 불복장 작법의 역사성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의 주요한 요소가 됐다. 문화재청은 “불복장의 절차와 의례 요소가 다양하고 복잡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정립돼 있다”면서 “세부 내용마다 사상적·교리적 의미가 부여돼 있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불복장 전수 노력들 결실맺어
이와함께 불복장 작법 보유단체로는 ‘대한불교 전통불복장 및 점안의식보존회(회장 경암, 이하 불복장의식보존회)’이 인정 예고됐다.

불복장의식보존회는 평생 불복장 작법 전승에 매진해 온 무관·경암·수진·승호·도성 스님이 중심이 돼 지난 2014년 설립됐다.

보유단체 인정 예고 이유에 대해 문화재청은 “전통 불복장 법식에 따라 의식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등 전승능력을 갖췄고, 종단을 초월한 주요 전승자가 모두 참여해 복장 의식을 전승하려는 의지가 높으므로 불복장작법의 보유단체로 인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인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이번 불복장 작법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은 보유단체로 인정된 불복장의식보존회와 조계종의 노력으로 함께 이뤄진 결과다.

불복장의식보존회는 설립 이후 학술세미나·시연·전시 등을 통해 그간 비전돼왔던 불북장 작법을 일반 대중에게 알려왔다.

조계종 역시 문화부를 중심으로 불복장 작법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또한 2013년 12월 제정된 ‘불교무형문화유산 보호 및 전승에 관한 령’에 따라 전국 사찰에 무형유산을 발굴해 종단 불교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사업도 전개 중에 있다.

향후 보유단체인 불복장의식보존회는 불복장 작법 전승·홍보에 매진할 계획이다. 불복장의식보존회장 경암 스님은 “보존회 설립 이래 4년여 노력들이 보상받는 것 같아 기쁘다. 조계종단의 지원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면서 “보존회 차원의 통일된 불복장 의식뿐만 아니라 5명의 스님에게 전해졌던 작법들도 함께 전승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중·일 삼국 중 불복장 작법이 전해지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불복장 작법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시키는 게 최종 목표”라면서 “불교 안에는 다비·정대불사·예불 등 무형 유산이 많다. 이 같은 불교 무형유산들의 지정도 추진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30일 간의 예고기간과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및 보유단체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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