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11월 9~10일 이운행사

고려건국 1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대고려’ 특별전에 이운·전시되는 건칠희랑대사좌상(사진 왼쪽, 제공=해인사)과 해인사 고려대장경 경판 일부 이미지(사진 오른쪽, 제공=해인사(하지권 작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아 해인사 고려대장경 경판과 건칠희랑대사상이 서울로 이운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11월 9일부터 10일까지 합천 해인사, 연천 숭의전,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해인사 고려대장경 경판(국보 제32호)과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 이운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12월 4일부터 개최하는 특별전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의 일환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처음 전시되는 해인사 고려대장경 경판과 건칠희랑대사좌상 이운을 위해 진행된다.

‘대고려’ 특별전 사전행사 일환
대장경 경판 4점 국박 첫 전시
왕건·스승 희랑대사 만남 ‘눈길’
“고려, 한국인 DNA임을 알기를”

11월 9일 오전 10시 해인사에서 봉행되는 고불식은 대고려전에 전시되는 성보문화재들의 이운을 알리는 행사이다. 고불의식은 법보전 앞에서 열리며, 고불문 낭독에 이어 주지 향적 스님이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에게 경판 전달을 한다.

이날 전달되는 경판은 특별전에 전시되는 4점으로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저술하기 전 중국과 한국의 왕들의 연표를 정리했던 ‘역대왕조연표’와 현존 최고(最古) 목판인 ‘수창판’, ‘화엄경판’, ‘예수시왕생심경판’이다.

또한 함께 이운되는 건칠희랑대사좌상도 주목할 만하다. 희랑대사는 태조 왕건의 스승으로 화엄학의 대가였다. 희랑대사좌상은 930년에 입적한 스님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일종의 초상 곧 진영(眞影)으로, 한국에 전해오는 유일한 목조 진영이자 가장 이른 시기의 목조 불교 조각이기도 하다.

해인사의 대장경 경판과 희랑대사좌상이 사찰을 떠나 서울로 이운돼 전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특히 경판의 경우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11월 10일 오전 10시에는 고려 태조와 왕들의 제사를 지낸 사당인 연천 숭의전에서 문화행사가 열린다. 해인사에서 이운된 희랑대사좌상과 태조 왕건의 진영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다.

행사는 전통의장대와 고려공신 16명이 희랑대사를 호위해 숭의전에 도착하는 이운행렬과 스승 희랑대사와 제자 태조 왕건의 1천년 만의 만남을 축하하는 고려가무악과 서예 퍼포먼스 등으로 꾸며진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1월 10일 오후 4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국민과 함께하는 대장경 문화행사’이다.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 대장경과 희랑대사의 이운행렬을 비롯해 신달자 시인의 민족 화합 헌시 낭독, 영접 축하공연, 탑돌이, 길놀이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박물관 거울못과 주변에서는 소원지 쓰기와 가족 소원 등 띄우기 행사들도 함께 진행해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고려 건국 1000주년은 일제강점기였던 1918년이었기 때문에 이번 1100주년 행사가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대고려전’은 올해 열렸던 고려 건국 관련 전시, 문화행사의 피날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려의 국교는 불교였고, 불교를 통해 많은 국난을 극복했다. 고려가 한국인의 정신적 DNA의 뿌리임을 전시를 통해 보여주려 한다”면서 “또한 한반도 중심에 첫 수도를 내렸던 고려의 기상으로 남북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길 바라며, 특별전이 이런 교류의 모멘텀이 됐으면 한다. 이 같은 염원으로 이운행사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50년 이내에 이 같은 전시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려 불교 문화에 대한 전시도 이뤄지는 만큼 조계종 문화부에 협조를 구해 많은 사찰 신도들이 박물관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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