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중죄 현장 ‘4대강’을 되돌리자
살생중죄 현장 ‘4대강’을 되돌리자
  • 법응 스님
  • 승인 2018.10.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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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4대강 사업과 불교
MB정권 당시 조계사에서 4대강 개발 중단을 외쳤던 스님들의 모습. 정권의 무리한 추진으로 국민들에게 고통만이 남았다.

국민 대다수 반대한 국책사업
당시 정권 ‘불투도·불망어’죄 범해
병동된 4대강 살리기, 불교나서야

땅(土地)의 소유와 소유권 그리고 활용에 대한 권한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땅의 소유권은 대체적으로 인류역사의 흐름에 따라 달리했으니 봉건왕조시대에는 국왕 내지는 영주의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이며,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Socialism) 체제 하에서는 생산수단과 더불어 공유(共有)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토지에 대한 개인소유는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으나 정부나 거대자본이 개인소유의 토지를 필요로 할 경우 법과 위력을 앞세워서 수용하고 목적 사업을 시행하기도 한다. 엄밀히 말해 항구적이고 완전성이 보장된 땅이나 사유지는 부재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국가는 국토의 효율적 활용과 관리라는 명분을 기반으로 개인 사유지라 할지라도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현대에 이르러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땅에 대한 소유와 활용에 있어 공적 거시적 관점의 인식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함부로 개발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법적장치를 하거나 시민사회의 운동으로 먼 후대까지 공유의 개념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있으니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다면 불교의 입장에서 땅에 대한 개념과 인식은 어떠할까? 지장보살(地藏菩薩)은 지모신(地母神)에 대한 인류의 보편적 관념이 불교 신앙체계에 반영된 것으로써 생명을 낳고 기르는 대지를 모태로 하기에 땅을 보살화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금강경〉 등 여러 경전에 국토와 세계장엄(國土-世界莊嚴)을 운운하는 바, 국토와 세계 그리고 그 곳의 생명들이 불편하거나 온전치 못한 상태가 아닌 가장 평안하고 안락한 상태를 의미한다.

본생담의 매와 비둘기 이야기는 ‘미물인 비둘기와 위대한 스승 부처님의 생명의 무게는 같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불살생계를 통해 생명에 대해 집중적이고도 광범한 가르침을 펼치는 종교가 불교다. 이렇듯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인 5계를 환경문제의 대표적인 가르침으로 삼아서 현대적이고 다양한 해석을 통한 방향으로 전개해 나간다면 이해도 쉽고 현실 적용에도 수월할 것이다.

우리는 불교사를 통해 도선 스님이 국토를 생명으로 인식하여 ‘국토 성불론과 산천 만다라’ 사상을 전개하고 비보풍수를 통해서 땅에 대한 완전성을 추구했음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후예인 오늘날의 우리는 현실에 입각해서 인류의 숙명과도 같은 경제발전의 부담, 과학의 발전과 편리성 추구 등 인간의 무한한 욕망과 땅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주거, 공적 시설 및 유흥, 산업시설 등 온갖 건축물과 그것들을 서로 연결하는 온갖 종류의 교통체계, 먹거리 생산의 기반이 모두 땅일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인간을 비롯한 뭇 생명의 터전이며 생명 그 자체로서 땅인 동시에 인간의 무한 욕망의 대상이 땅인 것이다. 인류가 사회를 이루고 활동하는 이상 대지는 다양한 용도로 개발될 수밖에 없다. 지속가능이란 목표 아래 얼마나 균형을 이루어내느냐, 혹은 공적 개념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이냐 등이 주요 논쟁이 되곤 한다. 4대강 사업도 이러한 관점에서 돌아보고 교훈을 얻지 않을까 한다.

이명박 정부는 경부운하가 먹혀들지 않자 4대강 사업이라는 해괴한 타이틀로 나라 땅과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겼다. 필자 역시 경부운하는 물론 4대강사업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후유증이 막심하다. 그 정권은 막을 내렸어도 국토와 국민들에게 지우고 있는 고통과 부담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현재진행형의 문제이기에 현대불교신문이 살펴보고자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선 4대강 사업의 문제를 불교의 입장에서 재차 짚어보고 대안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불교의 입장에서 4대강사업의 문제는 그 시작부터 환경과 생명성을 무시하고 졸속 추진으로 인하여 제반 문제를 안고 있다. 4대강의 준설 등 관련한 사업이 반드시 필요했다면 정부는 분야별로 대규모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서 최소한 4계절 이상 빈틈없이 환경과 생태 등 모든 분야의 조사를 충분히 했어야 했으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서 심사와 분석, 국민과 소통했어야 했다. 국토의 근간인 4대강과 연계된 지천, 인근 지역의 토지환경문제 등 국토의 형태와 형질 전반에 대한 변형을 초래하는 사업을 졸속 추진했기에 온갖 부작용을 양산했다. 그동안 온갖 개발로 인해 이미 우리의 강들은 적지 않은 생명성을 상실했는데 4대강 사업으로인해 융단 폭격을 당한 것과 같다.

무지막지하게 진행된 준설과 수변 정비공사, 사실상 댐인 보의 설치로 인해 강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고 그 주변일대에는 일대 교란이 발생하고 어류 등 무수한 생명들이 죽어나갔으며 지금도 죽음이 진행되고 있음이 환경전문가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살생의 참극이 자행된 사업이라 단정함이 불교적 견해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5계 중 첫째인 ‘살생의 죄’를 자행했다.

4대강 사업은 ‘도(盜)’의 죄를 범했으니 마치 이명박 정부는 강과 국토가 자신의 것인 양 주권행사를 남발했다. 4대강 사업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 사업이었다. “2010년 3월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4대강 사업 찬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대가 절반 수준인 49.9%로 찬성(36.7%)보다 13.2%p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출처:아시아경제)

즉, 4대강 사업은 독재정권이라 해도 국토가 자신의 소유인 양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었음에도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강행했으니 불교 입장에서는 ‘불투도의 죄’를 범했음이다.

또한 국민을 상대로 ‘불망어의 죄’도 범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4대강의 홍수와 가뭄방지, 하천생태계 복원, 지역균형 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걸었으나, 수년이 지난 오늘의 4대강은 ‘녹조라떼’의 오명을 안고 있으며 취수원의 오염은 상수원의 역할마저 위협하고 있다. 한국은 2008년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를 개최했고 당시 우리정부는 ‘한국이 전 세계에 습지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바 4대강 사업은 대대적인 습지 파괴라는 국제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으니 국제적으로도 불신과 망신을 자초했음이다.

대한민국이 불교국가도 아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자도 아닌데 4대강 사업의 문제에 불교의 계율을 적용할 수 있느냐는 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5계의 주된 내용인 ‘죽이지 마라’, ‘훔치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라는 가르침은 어느 시대와 사회를 막론하고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보편적 가치를 벗어나지 않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이기에 적용 가능하고도 남음이 있다.

문제는 국민들이 4대강의 온갖 문제들을 떠안고 살아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이미 변위된 지하수 문제, 보 문제, 하천 선형 문제, 오염 문제, 유속과 관련한 제반 문제 등 종합병동과 같은 4대강의 현실을 어찌해야 하는가? 상기하건대, 불교의 모든 가르침과 경전의 공통점이 있으니 마음과 작용 그리고 현상에 대해 철저한 해체와 분석, 격의 없는 대화와 이해 그리고 이를 통한 인식과 깨달음으로 귀착되는 결론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4대강을 살리는 길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해방 전후부터 발간된 전국토의 지형도 확보는 물론, 이후 온갖 개발과 자연적 현상에 의한 환경 변화 관련 자료들에 대한 수집과 분석 및 형상화가 이루어져야한다. 자연 상태의 원형과 변천에 대한 자료 없이 강구되는 대안은 치유는 고사하고 또 다른 부작용만 양산하게 된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지리, 수문, 생태, 농업, 인문사회 등 전반적인 분야의 문제를 솔직하게 진단하고 이후 가능한 자연화 내지는 회복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여기에는 지천을 포함해서 입체적으로 진단해야 한다. 현 정부가 4대강 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대안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간과 전문가의 활용에 인색해서는 안 되며 시민사회의 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불교계도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불교유산에 대한 피해를 입은 동시에 공적 입장에서 책임이 자유롭지만은 않다. 가장 환경적인 종교라는 불교가 4대강 사업은 물론 국토환경이 파괴를 거듭하며 오염되는 현실에 얼마만큼 예방과 회복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산하대지와 만 생명을 안락하게 하는 일이 바로 고등종교인 불교가 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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