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 중풍은 왜 생기나?

가족력, 고혈압 환자 등 주의
비만·과로·흥분 등도 원인

 

중풍(中風)은 ‘바람에 맞은’ 병이다. 그런데 밖에서 부는 바람이 아니라 몸속의 바람에 맞은 것이다. 그래서 중풍을 속바람, 즉 ‘내풍(內風)’이라고 한다. 몸속에선 바람이 저절로 생기지 않고 열기가 많아져서 열 때문에 일어나게 된다. 적도 부근에 열에너지가 많아져서 태풍(颱風)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풍의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열(熱)’이다. 물론 그 열이 머리로 올라가기 때문으로써 머리와 얼굴이 붉어지고 뜨거워진다면 중풍이 올 위험이 커진다고 보면 된다. 풍 기운이 있다는 것은 열이 머리로 올라오는 것을 의미한다. 근본적으로는 신장의 음기와 양기가 부족해서 풍 기운이 쉽게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정기 허약이 중풍의 근본 원인이다.

중풍의 근본 원인은 노화로 인한 정기 허약
중풍은 중년기 이후에 주로 발생하는데, 근본적으로 정기가 허약해진 탓으로 특히 신장의 정기가 허약해진 것 때문이다. 신장의 음기가 부족해져 간장의 양기가 항진되어서 열이 머리로 올라 풍 기운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신장의 정기는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쇠약해지게 되는데다, 과로하거나 성생활을 과다하게 하거나, 오래도록 만성 질병을 앓은 경우에 허약해진다. 또한 겨울의 찬바람이나 건조한 기후에 오래 노출된 경우에 신장의 기가 상하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신장이 허약한 체질을 타고나는 경우도 있다.

중풍 원인 중 추위도 연관 많아
중풍은 주로 찬바람이 불 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양의학에서는 50대 이후의 사람들의 혈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찬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어 혈압이 오르고 심장에도 부담이 와서 뇌혈관이나 심장 혈관에 문제를 일으켜 중풍이 잘 생기는 것으로 설명한다. 한의학에서도 갑자기 찬 기운이 몸에 들어와서 혈맥의 운행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비교적 겨울철에 많은 것으로 본다. 그러니 서서히 추워지는 날씨보다는 갑자기 추워질 때 많이 발생하고, 또한 초봄에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질 때도 잘 발생한다.

그렇지만 갑자기 추워지거나 춥다가 갑자기 따뜻하게 풀리는 기후 변화는 중풍을 유발하는 촉진인자이고, 주된 원인은 정기가 허약해진 것이다. 그래서 중풍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실제로 여름 중풍도 많은데, 12월, 1월보다 7월에 중풍이 더욱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류속도가 떨어져 혈액공급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혈압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중풍 발생률이 4-6배나 높다.

 

스트레스도 중풍의 원인
TV 드라마에 흥분하거나 화를 내다가 쓰러지는 장면이 심심찮게 나온다. 화내는 것이 머리에 압력과 열을 오르게 하여 중풍이 온 것이다. 흔히 ‘기막힌 일을 당했다’, ‘기가 막힌다’라고 표현하는 경우에 정도가 심하면 중풍이 오기 마련이다. 기가 통하지 않으면 혈도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억지로 참고 지내는 바람에 속을 끓여서 가슴에 쌓인 경우에도 중풍이 생겨나기 쉽다. 근심, 걱정이나 생각이 많아 기를 맺히게 하여 기의 소통에 장애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중풍의 원인은?
나쁜 생활 습관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술, 담배를 즐기면 몸속에 습기와 담이 쌓이고 결국 열이 생겨나 중풍이 유발된다. 그래서 모든 한의서에 비만한 사람이 중풍에 잘 걸린다고 나와 있다.

그리고 과로도 원인이다. 나이가 들거나 병을 앓은 후 기력이 약해져서 음양의 균형과 조화가 무너진 상태에서 일을 많이 하면 몸속의 물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고 불기운이 위로 상승하여 중풍을 일으킨다. 물론 노인이 가만히 있기를 좋아하고 활동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에도 기와 혈의 흐름이 순조롭지 못하게 되고 혈맥이 막혀서 중풍이 생겨난다. 정리해 보면 중풍의 유발 원인은 열, 기막힘, 찬 기운, 과로 등이다.

어떤 사람에게 중풍이 잘 올까?
우선 가족력이 있는 경우로 부모, 조부모 등이 중풍을 맞은 적이 있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 부정맥 등을 가진 경우이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중풍 발생률이 4-6배나 높고,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2-3배,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은 2배나 높다. 아울러 뇌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자 중에 담배가 있으니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발생률이 4-6배나 높다.

중풍은 성격이 급하고 잘 흥분하거나 화를 잘 내는 사람에게 잘 온다. 성냄, 놀람, 불안, 초조, 욕심 등은 자율신경계 중의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카테콜라민이라는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며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중풍이 유발되기 쉽다.

비만하면서 열이 많은 체질, 특히 열이 달아올라 얼굴이 붉으면서 머리와 얼굴에 땀이 많은 사람에게 잘 온다. 만약 그런 사람이 겨울에 운동하지 않아 땀을 거의 흘리지 않고 술을 자주 마시거나 마늘, 인(홍)삼 등의 열성 음식과 약을 먹는다면 발생 확률은 엄청 높아진다.

중풍은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진(뇌출혈) 곳에 해당되는 부분의 뇌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므로 두통, 어지럼증, 언어장애와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간혹 양쪽 팔다리가 모두 마비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편마비이다. 대뇌는 가운데 홈을 기준으로 왼쪽 뇌와 오른쪽 뇌로 나뉘어져 있어서, 왼쪽 뇌에 문제가 생기면 오른쪽으로 마비가 발생되고 오른쪽 뇌에 문제가 생기면 왼쪽으로 마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