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교수, 중앙승가대 대학원 학술대회서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 교수가 10월 20일 ‘명상과 상담치료, 작용과 부작용’을 주제로 열린 중앙승가대 대학원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불교 수행은 장애를 수반한다. 수행을 통해 나타나는 장애가 단순히 방해물만이 아니라 발전의 토대가 되며, 그 기능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준영 서울불교대학원대학 교수는 10월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명상과 상담치료, 작용과 부작용’을 주제로 열린 중앙승가대 대학원 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사마타·위빠사나 장애 분석
좋은 요소도 집착하면 번뇌
단순히 역기능 한정은 문제

장애 기능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 프로그램 수행자 괴롭혀

정준영 교수는 ‘장애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연구’ 발표에서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에서 나타나는 장애를 분석하고 장애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살폈다.

그에 따르면 사마타 수행에서 오장애의 제거를 도왔던 선지들은 더 높은 선정으로 오르기 위해 장애가 되고, 선정 또한 상수멸정까지 상승하며 구신의 삼행도 중지된다.

정준영 교수는 “집중의 순기능이었던 삼행이 사마타의 상승구조 안에서 모두 장애가 된다”면서 “장애는 그 자체가 아니라 수행자의 수준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위빠사나 수행에서도 도와 비도의 지견청정에서 나타나는 심관수염은 장애이지만, 이를 칠각지와 비교했을 때 많은 요소들이 같거나 유사하다. 번뇌와 각지는 이들을 구성하는 요소의 특유한 성질이 아니라 이들을 활용하는 수행자의 태도에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준영 교수는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서 얻은 특별한 현상에 집착하면 장애”라면서 “장애를 단순히 수행의 역기능적 작용에 한정하는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제대로 장애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대중프로그램들이 수행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정준영 교수는 “장애의 성질에 따라 순기능과 역기능으로 구분하는 것은 장애를 온전하게 파악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면서 “두려움이나 위험 등 부정적인 정서는 역기능적 정서지만, 소멸이라는 현상과 비교할 때는 높은 단계의 체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애는 수행의 방해물인 동시에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장애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와 수행자 개인의 수준을 배려하지 않는 대중 프로그램이 수행자를 괴롭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조기룡 동국대 교수가 ‘명상, 힐링인가 레저인가’를, 박상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 교수가 ‘자아의 확립과 초월의 상관관계’를, 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 인경 스님은 ‘심리치료의 치유적 기능과 그 한계’를, 김종우 경희대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의 명상’을 각각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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