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응 스님, 22일 기자회견… 21일 진품명품 방영도
고려·조선기 걸쳐 작성, 고려·조선 구결 모두 기록돼
전문학자들 “우리말 변천 확인할 국어학 중요 자료”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 구결과 한글 손 글씨가 담긴 <법화경>이 공개됐다.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법응 스님은 10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와 조선시대 구결과 15세기 한글 손 글씨가 다량으로 담긴 <법화경>을 공개했다. 앞서 10월 21일에는 KBS 1TV ‘TV쇼 진품명품’에 공개하기도 했다.
구결은 한문에 토(吐)를 넣어 있는 한국적 한문독법으로, 이는 우리말 변천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주로 <능엄경>, <화엄경소>, <유가사지론> 등 불교 경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학계에서는 불경에 기재된 구결이 한글 창제에 큰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법응 스님 소장 <법화경>을 연구하고 있는 장경준 고려대 국문과 교수는 방송에 출연해 “출품된 <법화경>은 우리말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주장했다.
장경준 교수는 “고려와 조선시대의 구결은 방법이 다르다. 해당 <법화경>은 이런 고려와 조선시대 구결이 모두 같이 들어있다”면서 “다른 사료에서 찾아볼 수 없는 구결이 많다. 연구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서지학적으로 분석했던 다른 감정위원은 “출품된 <법화경>은 15세기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낙장과 훼손이 있지만, 구결과 한글 손 글씨는 매우 중요한 자료여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해당 <법화경>을 살펴봤던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도 그 가치를 인정했다. 이도흠 교수는 “최소한 3차례에 걸쳐 구결과 국문이 쓰여졌다. 세 시기의 언어가 담긴 것”이라며 “중세 국어에서 사라진 단어도 확인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언어의 변화 과정을 살필 수 있어 국어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소장자인 법응 스님은 해당 <법화경> 영인본을 대학 전문 연구기관과 학자들에게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법응 스님은 “공개된 <법화경>은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또한 이 같이 구결과 초기 한글이 담긴 경전들이 발굴돼 한글 창제와 발전에 불교가 기여한 바가 증명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결과 한글 손 글씨는 당시 시대의 스님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면서 “현대 한국불교 스님들도 선현의 노력들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