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명상시대’라 명상을 하는 방법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늘었다. 명상이 좋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 효과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특히 명상 체험을 실제로 하는 이들 중에, 명상을 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정리하는 ‘명상일지’ 쓰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명상 체험의 보고인 ‘명상일지’는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살펴보자.

바야흐로 ‘지금은 명상시대’
명상하며 경험한 내용 정리하는
‘명상일지’ 쓰는 사람들 늘어나

일지는 자기 내면 기록하는 작업
명상하며 자신 몸·마음의 변화와
수행 중 방해물에 대해서 써보길

일지 마무리는 자신의 서원 쓰기로
명상의 숲을 일구는 초석이 될 것


먼저 명상일지는 일기가 아니라는 점부터 알면 좋겠다. 일기(dairy)와 일지(journal)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는데 일기는 일상적인 사건의 기록인 반면, 일지는 자신이 그 사건들의 영향을 어떻게 받았는지 파악하기 위하여 내면을 살펴보는 일이 선행된다.

일지쓰기는 단순히 ‘생각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명상하면서 떠오른 생각과 통찰을 기록하고, 체험을 작성하고, 그러한 일상 안에서 움직이는 자신의 내면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다음으로 명상일지를 쓰는 목적이 확고했으면 한다. 명상일지를 작성하는 일련의 과정이 자기수행을 점검하고자 하는 것인지, 명상수행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자신의 상태를 알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두 가지 모두를 통해 지혜를 계발하려고 하는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목적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아예 겁을 먹고 일지쓰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기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자신이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작업 또한 명상이기에 목적의식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간화선 입문 과정에서 제시된 일지쓰기의 목적을 보면, ‘간화선 수행을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자기 점검을 통해 발심을 촉발하고 분심을 일으키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정진하고, 수행과제에 대한 개인 실천 정도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일지를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이어서 매일 기록하는 관찰일지처럼 기록해도 되지만, 여기에도 일정한 형식이 있다. 먼저 형태적인 요소를 보면, 먼저 자신이 호감을 느껴 쓰고 싶은 일지를 마련하고 마음에 드는 필기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손이 가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선택하면 된다.

다음으로 특별한 시간과 공간을 정해서 안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장소에 따라 방법과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그리고 하나 더, 예기치 않은 순간이나 상황에서 메모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그때 메모 할 걸’이라는 탄식으로 수행면담 시간에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제 내용적인 요소를 보면, 자신의 몸과 마음에 일어난 변화를 관찰한 내용을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태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느꼈는지 쓰면 된다. 요즘에는 신체 변화 체크를 위해 ‘몸 지도’를 일지 안에 포함해 놓은 것도 있다.

다음으로 특별히 명상하는 가운데 삶의 반전을 느낀 지점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관점이동’에 해당하는 것으로 심리적 변화의 중요 포인트다. 이 지점을 찾게 되면 명상은 삶의 중요한 동반자가 된다. 더불어 명상 중에 일어난 방해물들을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업 스님(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장)

경계 유발자들을 살피다 보면 명상이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고 명상을 통한 삶의 변화라는 목표를 확인하게 된다.

명상일지 쓰기의 끝맺음은 서원으로 갈무리하는 것이 좋다. 지금 이곳에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지금부터의 결심을 마음에 심으면 그것이 명상수행의 한 그루 나무가 된다. 일지쓰기는 그렇게 명상의 숲을 일구는 초석이 되는 것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