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진단] 조계종 온라인 교육 현황과 발전 과제

이날 연찬회에는 운영위원장 가섭 스님을 비롯해 양흥식 교학처장, 윤기중 포교사단장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여해 조계종 디지털대학 활성화 및 온라인 교육의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조계종이 2012년 야심차게 출범한 조계종 디지털대학이 ‘졸업자 급감’이란 문제를 드러낸 가운데, 온라인 교육의 한계를 포교·신도단체와의 소통을 통한 네트워크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계종 디지털대학(운영위원장 가섭)은 10월 18일 서울 조계종 포교사단 교육관에서 ‘조계종 디지털대학 발전방향 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운영위원장 가섭 스님을 비롯해 양흥식 교학처장, 윤기중 포교사단장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여해 조계종 디지털대학 활성화 및 온라인 교육의 방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디지털대 졸업자 급감
기본졸업 79명→13명
중도이탈 주요원인으로

‘현장 소통·실천 과정 부족’
지역사찰과 MOU 필요
네트웍·현장 콘텐츠 개발

조계종 종단 차원의 불교 온라인 교육은 1996년 조계종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과 행정 전산화와 함께 간단한 교리 내용을 넣으며 시작됐다. 2006년 조계종 포교원이 사이버불교대학을 개설하고, 이후 포교사단의 포교사 대학원과 통합, 2012년 디지털불교대학으로 명명하며 본격적인 불교 온라인 교육의 장이 마련됐다.

입학 비해 현격히 적은 졸업자

조계종 디지털대학 현황을 보면 불교온라인 교육의 한계는 명확히 드러난다.

2년제인 조계종 디지털대학의 과정별 이수자 현황을 보면 기본과정과 전문과정의 졸업자 급감이 눈길을 끈다. 신도기본과정 입학자는 2012년 179명, 2013년 178명, 2014년 293명, 2015년 205명, 2016년 168명, 2017년 208명, 2018년 117명 등이었으나 졸업자는 2014년 79명, 2015년 30명, 2016년 23명, 2017년 25명, 2018년 13명 등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신도기본과정 이수자가 밟는 신도전문과정 입학자 또한 기본과정 졸업자 감소로 2014년 71명, 2015년 40명, 2016년 33명, 2017년 30명, 2018년 32명 등 감소 추세이며, 신도전문과정의 졸업자도 2014년 65명에서 2015년 30명, 2016년 27명, 2017년 19명으로 급감하고 있다.

중도 이탈자에 대해 디지털대학 측은 △2016년 이전 제작된 콘텐츠가 대부분인 콘텐츠의 질적 낙후 △교리중심 신도기본과정과 현장중심 전문과정의 연계성 부족 △재적사찰의 오프라인 교육과의 충돌로 중도파기 발생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상담, 실참 등 온라인 한계 드러나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론교육과 지도, 실천의 병행이란 불교교육 중 지도 및 실천 부분을 반영하기 어려운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날 ‘온라인 불교교육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언’ 발제를 맡은 前포교원 사무국장 원묵 스님은 “불교에서는 불교사상을 체화하는 과정을 ‘문사수(聞思修) 3혜(慧)’로 설명한다. 문은 듣거나 보거나 하여 정보를 얻는 과정, 사는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과정, 수는 그 정보를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실천하는 과정이다. 종단의 온라인교육은 ‘수(修)’에서 한계에 봉착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원묵 스님은 “사찰에서의 불교대학 교육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스님이나 강사에게 직접 물어보면 되고 수행지도, 현장실천 또한 바로 이뤄진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은 이런 기회가 매우 적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양흥식 디지털대학 교학처장은 “수강생이 신도기본·전문과정으로 연계될 때 재적사찰이 없는 경우 사찰로 연결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디지털대학과 지역별 사찰 MOU를 확대하고, 포교사단 지역단과도 협력해야 한다”고 과제를 밝혔다.

이어 양 교학처장은 “포교콘텐츠 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며, 온오프 연계를 위한 사찰 동참에서는 사찰별 맞춤형 주지 스님 법문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교육과정에 함께 제공하는 방안이 있다”고 대안을 제안했다.

양흥식 디지털대학 교학처장은 콘텐츠의 개발 및 교체를 비롯해 사찰과의 MOU를 통한 현장교육 강화 등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온-오프 연계 콘텐츠·사찰 동참을

여기에 윤기중 포교사단장은 포교신행 단체와의 네트워크 강화를 제안했다. 윤 단장은 “신행단체, 포교사 등과 논의해 이론과 실천이 함께 가는 강의 개발이 필요하며, 포교 토크 등 분야별 토론, 소통형 강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하는 민간자격증도 더욱 확대해 동기부여도 이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욱 스님은 “디지털대학의 강의 내용도 디지털 대학뿐만이 아니라 5~10분으로 편집해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일부 공개해 평가, 반영하고 주요 교육대상인 3~40대를 대상으로 홍보를 늘려야 한다. 종단 온라인 교육의 상징인 디지털 대학의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CI개발 등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계종 포교부장 가섭 스님은 “조계종 디지털 대학은 그동안 불자들 중 전법 포교인력을 양성하고, 일반인들이 불교를 알아가는 교육기관이었다면, 이제는 이런 기능과 함께 신행 포교의 네트워크 속에 함께 자리한 사이버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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