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소리, 13일 ‘중도와 종교’ 주제 포럼

고요한 소리는 10월 13일 제2회 중도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은 회주 활성 스님이 발제 법문을 설하고 있는 모습.

현재 종교는 위기다. “‘속(俗)’이 ‘성(聖)’을 걱정한다”는 세간의 이야기들은 위기의 종교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현재 종교 상황을 부처님의 중도 사상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고요한 소리는 10월 1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중도와 종교’를 주제로 제2회 중도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고요한 소리 회주 활성 스님은 발제 법문을 통해 중도를 통해 이분법적 맹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탐·진·치 삼독심을 현대 사회의 영역에 비유했다. 스님은 그칠 줄 모르는 욕심을 탐욕(貪欲)은 경제이며, 분노로 가득 찬 마음인 진에는 정치,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리석음인 우치(愚癡)는 종교라고 봤다.

활성 스님은 “맹목적 신심만을 추종하는 종교는 ‘치’다. 이는 인간을 지혜에서부터 멀어지게 한다”면서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계·정·혜를 닦아야 하고 실천 수행하는 방법이 팔정도이며, 이는 곧 중도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도는 살리는 것”이라며 “이분법적 맹신에 젖은 위기의 종교를 벗어나게 해 이를 살리는 것이 중도 사상”이라고 설했다.

또한 활성 스님은 현대 종교들은 ‘교(敎)’를 ‘학(學)’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래 전 조상은 불교·유교·도교를 ‘동학’이라고 했고, 가톨릭을 ‘천주학’이라고 명명했던 것을 예로 든 스님은 “종교를 배움으로 대했던 것”이라며 “배움으로 대하면 해가 될 일이 없다. 세상사 공부 아닌 것이 없듯이 심학(心學)으로 공부하면 모두가 스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심히 공부해 향상일로를 걷고 중도를 실천해 인간도, 신도, 자연도 살리길 바란다”고 대중들에게 당부했다.

고요한 소리는 10월 13일 제2회 중도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은 회주 활성 스님이 발제 법문을 설하고 있는 모습.

활성 스님의 법문 이후에는 전문 학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최종석 금강대 응용불교학과 명예교수는 ‘불교의 종교학적 이해’를 통해 과학시대 격의불교론을 펼쳤다. 그는 정보기술시대에 불교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현대 심리학의 방법론을 차용해 불성이나 영성을 감성지능(EQ)처럼 지수화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최종석 교수는 “불교에 대한 과학적 해석은 불교의 가르침을 왜곡한다기 보다 오히려 불교가 과학적 종교임을 알리게 될 것”이라며 “과학격의불교는 불교 교리의 과학적 해석의 단초를 열게 되며, 과학시대의 미래지향적 종교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시대 종교와 종교학의 필요성’을 발표한 김재영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종교와 종교학은 위세를 이어갈 것이지만, 그 심층적 이해가 강조돼야 한다고 봤다.

이정배 목사는 ‘종교인의 사회적 역할’에서 하라리의 말을 인용해 “종교는 제도로서의 역할을 마감하고 영성을 키우라”고 충고했다.

한편, 고요한 소리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해 시작한 중도포럼은 총 3회로 기획됐으며, 내년 마지막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