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효봉 스님 추모법회 봉행
절구통 수좌로 수행 정진
200여 대중 모여 추모
청정 수행 가풍 다짐해
조계종 통합종단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 스님(1888~1966) 열반 52주기 추모법회가 순천 송광사(주지 진화)에서 봉행됐다.
효봉 스님은 구산, 법정, 보성 스님의 은사이자 한국불교의 청정수행 기틀을 다진 스님이다. 효봉 스님 추모법회에는 법흥 스님, 도성 스님(태종사), 현호 스님 등 조계종 제21교구 본말사 스님과 문도 스님, 불자 등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추모법회서는 불교의례, 대중삼배, 헌향, 헌공, 헌다, 추모사 등이 진행됐다.
도성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효봉 스님과의 일화를 소개한 후 “늘 청정하고 올곧은 수행자의 모습을 후학들에게 보여주셨다”고 회상했다.
주지 진화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큰스님이 계셨기에 오늘날 조계총림 송광사가 있었다.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수행도량을 잘 가꾸어서, 후학들이 이 도량에서 큰 도(道)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법련사 불일합창단은 찬불가로 ‘효봉스님 가신 날’을 불러 스님을 추모했다.
한편 효봉 스님은 일본 와세다대학 법학부를 나와 조선인 최초로 판사가 되었으나, 평양 복심법원에 근무하다 사형선고 내린 것에 회의를 품고 38세 늦깎이로 금강산 신계사 보문암에서 석두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후 엉덩이 살이 헐고 진물이 나 방석과 들러붙을 정도로 무섭게 정진하여 ‘절구통 수좌’라 불리기도 했다. 스님은 이후 제방선원에서 정진한 후 통영 용화사, 쌍계사, 송광사 조실, 해인사 방장 등을 역임한 후 1957년 조계종 총무원장과 통합종단 초대 종정에 추대되었다. 이후 1966년 밀양 표충사에서 ‘내가 말한 모든 법은, 그거 다 군더더기, 오늘 일을 묻는가, 달이 천강에 비치니라’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열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