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간화선’, 형식은 ‘세계화·현지화’
내용은 ‘간화선’, 형식은 ‘세계화·현지화’
  • 노덕현 기자
  • 승인 2018.10.15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⑥ 세계 명상 현주소와 禪명상 방향
미국의 학교에서 명상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모습. 〈이코노미스트〉는 명상을 수단으로 접한 이들이 불교의 철학을 받아들여 불자화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격히 변화하는 새로운 흐름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우리들 삶의 궁극적 가치를 찾아가는데 종교의 역할과 인간 본연이 가진 종교적인 성향은 여전하다. 그로 인해 불고 있는 것이 일련의 명상 열풍이다.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제3의 종교의 길이 이제 탄생하고 있다.

명상, 이젠 세계적인 조류

2017년 애플사는 올해의 애플리케이션과 올해의 트렌드 등을 발표하며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정신적 건강을 염두해 두다(Mindful of Mental Health)’를 한 해의 키워드 중 하나로 꼽았다. 이와 함께 이와 관련된 개발자들의 앱스토어 올해의 추천앱으로 명상앱인 헤드스페이스(Headspace)를 제시했다. 3000만 명이 사용하고 포브스가 가치가 2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한 명상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바일 앱 분석 회사인 센소타워에 따르면, 현재 유통되는 명상앱은 1300개를 돌파했다. 캄(Calm), 심플해빗(simple habit), 인사이트타이머(insight timer) 등 명상을 테마로 한 다양한 앱이 출시되자 전 세계적으로 명상 분야의 또 다른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 2017년 올해의 트렌드 선정
명상 산업 규모 2022년 21억불
치유효과 관심, 사회철학 승화

탈종교·탈종파 성향과 맞닿아
다양한 명상법 함께 교류·발전
사회서 명상 접하고 불교철학 가져
“세계 명상 조류는 불교전법 기회”

전통 간화선 외국인 반응 엇갈려
본질 잃지 않는 현지화 전략 필요
“언어부터 지도인력 양성까지 고민”

소수의 수행자, 그리고 독립된 공간에서 진행됐던 명상은 디지털과 결합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시장조사 회사 ‘마켓데이터 엔터프라이즈’는 2017년 명상의 산업규모가 약 12억 달러로 2022년에는 21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친 현대인, 명상에 빠지다

명상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목은 이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명상 인구만 1800만을 넘어 가파르게 상승 중에 있으며 구글(Google), 애플(Apple), P&G, 페이스북(Facebook) 등 유수의 기업들이 사내 마인드풀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상이 유발하는 효과 때문이다. 초기 명상을 하는 이들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 증진을 위해 접하고 있다. 명상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주요국의 초고령사회 진입과 기대수명의 증가를 보면 명상인구 증가와 궤를 같이 한다.

명상의 의학적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조사도 많이 나오고 있다. 명상을 꾸준히 하면 행복감과 열정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활성화 된다는 美위스콘신대 연구결과를 비롯해 청소년 심리치료에 대한 스페인 코르도바의 정신건강시설의 연구자료 등 다양한 곳에서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하지만 이는 명상 효과의 일부다. 명상상담심리학회 학회장 인경 스님은 “명상은 단순히 치료효과를 넘어 사회 문제 해결의 실마리, 공동체 결집의 방편으로 불교를 일정부분 뛰어 넘고 있다”고 말했다.

유독 서구사회서 왜 인기인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는 최근 명상을 개인의 치료뿐만이 아닌 사회운동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 그리고 동남아 국가에 비해 서구사회는 다양한 이민자들로 구성돼 종교와 문화, 인종 등이 제각각이다.

명상도 이러한 이들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서부지역을 답사 후 논문을 발표한 이성전 원광대 교수는 명상 열기에 대해 “자신의 명상법을 선택하고 활용해 삶을 행복하게 이끄는 데 주목하고 있다. 명상 지도자들도 서로의 방법에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며 서로 넘나드는데 거리낌이 없는 경향이 있다”고 특성을 말했다.

서구사회에서의 명상은 동남아에서 온 위빠사나 전통의 명상 수행부터 동아시아 대승불교 전통의 명상 수행, 티베트 전통의 명상 수행에 더해 서구인들이 직접 아시아 등지에서 수행전통을 체험하고 과학 등과 접목한 명상 등이 있다.

여기에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는 사람들에 의해 명상은 새로운 모습으로도 변하고 있다. 서구 사회에서는 정치와 종교가 사회문제에 대해 밀접한 상호관계를 통해 밀착하거나 혹은 대립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동성애와 낙태 등에서 유태교와 개신교의 반대 입장, 가톨릭의 중립적 입장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명상은 또 다른 길을 제시한다. 앞서 연재한 개리슨 인스티튜트의 경우 여성운동과 환경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뉴욕공립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명상학습과 캠페인을 병행하는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다.

애플이 꼽은 올해의 앱 중 하나인 'Calm' 

 

불교 또한 명상열기 타고 확산

이런 가운데 불교 또한 명상의 확산에 힘입어 서구사회에서 각광받고 있다. 종교전문가 에라스무스는 <이코노미스트> 기고글을 통해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연구기관 pew는 2020년까지 미국 불교도 수가 2010년 360만 명에서 적어도 420만 명으로 추정했다”며 “특히 미국인의 종교 감정 조사에서 가장어린 응답자 층(18~29세)이 불교에 최고 점수를 주었다”고 전했다. 특히 에라스무스는 “미국에서 불교도로 불리는 모든 미국인이 불살생 등 불교의 오계를 알지는 못하고 기업에서의 명상 체험 등 기업문화가 불교의 삶을 도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불교적 삶에 대한 견해를 묻는다면 이들은 불교신자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과 사회에서 명상을 통해 불교를 접한 이들이 궁극적으로는 불교의 철학에 따른 삶을 살고 불교에 대해 알아가는 장이 열린다는 진단이다.

2016년부터 세계명상대전을 개최하고 최근 DMZ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명상대회를 개최한 각산 스님은 “종파나 국가적 전통은 세계무대에서는 의미가 없어진다.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명상을 하는 이들, 그리고 그들이 속한 사회에서 명상을 통해 얼마나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가이다. 이런 국면에서 불교는 또 다른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명상 세계화는 간화선 세계화

서구사회의 특징은 이제 그들만의 체계화된 명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화 후발주자인 한국 불교, 그리고 간화선을 내포한 선명상은 어떻게 진출해야 할까.

<달마, 서양으로가다>를 펴낸 진우기 박사는 “서구 사회서는 현재 참선과 화두명상보다는 위빠사나, 조동종, 묵조선 계열의 선이 보급된 상태”라며 “선명상의 세계화, 간화선의 세계화는 얼마만큼 현지화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美스미스 대를 나온 조계종 교수아사리 명법 스님은 “한국불교의 정체성인 간화선에 대해 몇 년 전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전했을 때 당시 평가가 양극으로 갈렸다. 기대가 없고 단발성이 아니냐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며 “본질인 간화선은 바꿀 수 없는 것이라 보고, 이를 감싸고 있는 방법적인 부분은 현대화하고 현지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선명상의 언어부터 현지에서 함께 동화돼 이를 지도할 인력 양성, 선센터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운영 방침 등 현지인들이 친숙할 수 있는 방안을 한국에서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