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길을 가다 넘어지면 아플까. 이른바 쪽이 팔릴까.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힘들지’하며 억지 도움이나 조언을 주려고 하면 이들은 좋아할까. 좋아하지 않을까.

10월 6일 방송인 김제동 씨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열린 청춘토크콘서트에서 좌중에 던진 화두다.

이날 모인 청년불자들의 답은 명쾌했다. 빙판에 넘어지면 함께 넘어진 사람이 좋다는 것이다. 이른바 덜 쪽팔리게 하는 공동체가 있어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아픔은 이들의 상황이 되어 볼 때 느낄 수 있고, 그 해답도 그렇게 해야 나온다. 동체대비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포교를 외친다. 포교의 대상이 되는 청년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좋아할까. 불교를 믿을지 말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말이다.

같은날 인근 국제회의장에서는 서울대학교 불교학생회 창립 60주년 기념 학술대회 ‘한국불교 청년 전법의 현재와 미래’가 열렸다.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기성세대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청년들의 모든 고민을 기성세대가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저 응원하고 격려할 뿐이다. 청년시절 어려웠던 기억을 떠올리고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수 밖에 없다. 이들에게 무턱대고 대학생 불교동아리에 가입하라, 동아리 조직력을 강화하는 주축이 되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그저 돌부처처럼 힘들 때 잠시 바라만 봐도 좋은 어른들이 필요하다. 기성세대, 불교계가 청년 포교를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청년들이 부끄러워 하지 않는, 존경할 수 있는 기성세대, 불교가 되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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