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석구석의 변화 속도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신문, 방송과 같은 미디어의 세계도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의해 엄청난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세기 동안 주류 미디어로 자리해온 종이신문이 독자 감소로 경영 위기에 처해있는가 하면, 텔레비전은 낮은 시청률로 미디어로서의 영향력과 수명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신문과 방송 중심이었던 미디어 세상이 인터넷 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1인 미디어, 소셜미디어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미디어의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언론은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 불교언론 역시 변화와 혁신이라는 시대적 요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같은 도전에 있어서 불교언론은 ‘독자’라는 키워드에 주목하면서 불교언론의 역할을 모색하고 혁신 전략을 수립해가야 한다. 첫째, 불교언론은 독자와 함께(공존)하는 언론으로 변화하여야 한다. 즉 독자인 불자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끊임없이 상호작용함으로써 불교 공동체의 활성화에 기여하여야 한다.

미디어의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독자는 정보와 채널의 선택에 있어서 더 이상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불교언론의 독자는 누구인지, 그들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와 같은 분석을 통하여 독자층을 구축하여야 한다. 인터넷 시대에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뉴욕타임즈〉와 같은 권위지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독자층을 구축하고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상시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정언론으로서의 사회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다하여 독자의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 언론에 있어서 충성도의 핵심은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에 달려있다. 이를 위하여 불교언론은 불교계의 이슈는 물론이고 사회의 문제를 부처님의 가르침과 정신에 따라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비판하고 보도함으로써 불교계의 공기(公器)의 기능을 다해야 한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불교언론이 전문매체로서 독자의 신뢰와 충성도를 얻어내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독자의 디지털 수요와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불교계의 디지털 혁신에 기여해야 하다. 디지털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다. 독자들은 이제 더 이상 텍스트로만 제공된 정보에 만족하지 않는다. 종이로만 읽고 싶어 하지도 않으며, 다양한 수단을 통해 정보를 수용하기를 원한다.

세계적인 권위와 전통의 신문인 〈워싱턴포스트〉가 아마존이라는 IT기업에 인수된 것을 어디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인가. 불교언론은 종이매체 외에도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을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화행 동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불교언론은 전문매체로서 정보제공을 통해 불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불교적 관점으로 풀게 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관이 사회에 확고하게 자리 잡도록 기여해야 한다.

미디어 지형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불교언론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장기적 생존은 이 같은 당위론적 주장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불교언론은 디지털 혁신을 위한 도전에 당당히 마주서야 한다. 인간의 정보추구 욕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앞으로 더 커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