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영욱·구선희 선정
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영욱·구선희 선정
  • 신성민 기자
  • 승인 2018.10.1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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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정진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직지사에서 주최한 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수상자. 사진 왼쪽부터 시 부문 수상자 김영욱 시인, 소설 부문 수상자 구선희 소설가.
직지사에서 주최한 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수상자. 사진 왼쪽부터 시 부문 수상자 김영욱 시인, 소설 부문 수상자 구선희 소설가.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주지 웅산)가 주최한 제1회 직지신인문학상 심사결과가 발표됐다. 제3세대 한국문학을 견인한 녹원문학상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된 직지신인문학상의 첫  수상작으로는 시 부문 김영욱 작가의 ‘몽유(夢遊)이거나 순례(巡禮)’와 단편소설 부문 구선희 작가의 〈당신의 신발〉이 선정됐다.

치열한 경합을 통해 선정된 두 작품 모두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 부문 심사위원(문태준, 김성규, 박찬세)들은 김영욱 작가의 작품에 대해 “단연 군계일학”이라며 “요양원의 한 몽유병자에게서 ‘삶의 온갖 난간을 넘어왔을 순례자’를 보는 시인의 안목은 참으로 깊었다”고 상찬했다.

구선희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소설 부문 심사위원(윤후명, 우승미, 김덕희)들은 “아버지의 등산화를 신고 봉정암에 오르는 화자의 모습에서 저릿한 ‘생의 유전(流轉)’을 읽을 수 있었다”면서 “밀도 있는 문장을 구사함으로써 신발을 버리는 곳이 왜 적멸보궁이어야 하는지도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영욱 시인 ‘몽유이거나 순례’
구선희 소설가 ‘당신의 신발’로
생활 속 경험, 작품으로 승화해
오는 10월 14일 만덕전서 시상식


신인문학상인만큼 두 작가 모두 신진작가이지만 오랜 시간 습작의 기간을 거쳤다. 문학을 포기하려 마음먹었던 적도 있었다. 백척간두의 순간에 그들을 지탱해준 것도 문학이었다.

실제 김영욱 시인의 당선작은 요양보호사 실습교육 기간 중 있었던 경험을 짧게 기록해 놓은 메모에서 영감을 받아 쓰여진 것이다. 그는 “2주간의 실습기간에 있던 일”이라며 “한 환자가 자신의 방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 환자의 말이 한동안 자신이 산 집이거나 마지막 누울 자리로 다가왔다. 회한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구선희 소설가의 ‘당신의 신발’도 문학을 포기하려 오른 산행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구선희 소설가는 “<당신의 신발>은 마지막 인사도 없이 떠난 아버지를 그리며 미련스럽게 산을 오르는 이야기”라며 “실제 봉정암을 오르던 중 망가진 신발 때문에 적잖이 고생을 했는데, 그 와중에도 문득 이런 게 소설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글쓰기를 포기하고 다른 일을 시작해 보려는 마음으로 봉정암에 갔는데 되레 계속하고 싶은 마음만 다지며 산을 내려왔다”고 말했다.

부침과 보림(保任)을 통해 나온 작품으로 받은 직지신인문학상. 두 작가는 모두 기쁨과 두려움 교차한다고 했다. 구선희 소설가는 “즐거운 데 괴롭고 괴로운 데 즐겁다는 생각으로 소설을 쓰는 시간을, 그간의 낭패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면서 “앞으로 갈 길이 두렵고 떨리지만, 그 모든 것들을 이길 만큼 설렘이 더 크다. 오랜 방황과 번민을 끝내준 동시에 새롭게 시작하게 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욱 시인 역시 “시를 오래 붙잡고 있었다. 시라고 생각하고 쓴 것이 벌써 10년이었다. 그 중 3년 동안은 정말 집중해서 썼지만 객관적 반응은 없었다”면서 “그런 와중에 듣게 된 소식이라 더 반갑고 기쁘다. ‘아직 써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좋은 채찍질로 삼겠다”고 말했다.

직지신인문학상 수상으로 문단에 첫 발을 내딛은 작가에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이를 두 작가도 알고 있다. 김영욱 시인은 생활을 위해 요양보호사 활동을 이어가지만 시작(詩作)은 놓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요양보호사 생활 속에서 삶의 본질의 문제를 맞닿을 것 같다. 죽음을 마주한다는 것은 삶을 반추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말 많은 그림책은 싫다. 시의 본연에 충실하려 한다.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욕심을 거둬낸 시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구선희 소설가는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듯 아무리 힘든 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이뤄진다고 한다”면서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다. 함께 읽고 쓰고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고 싶다. 계속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직지신인문학상과 시상식은 10월 14일 직지사 만덕전에서 열린다. 시 부문 당선자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상패를, 소설 부문 당선자에게는 상금 300만원과 상패를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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