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국화의 시즌이다. 사찰에서는 국화축제를 통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끈다. 사찰 초입에만 가면 향긋한 국화 향기가 퍼져 나온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사찰에서는 또 다른 향기도 퍼져 나온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한 행사다. 판로가 막힌 어려운 농민들을 돕기 위한 직거래 장터부터, 실업자 상담과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 일자리 소개마당, 농촌의 작은 학교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 전달까지 사찰과 농촌, 그리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다양한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 조계사는 여기에 더해 아예 봉사단을 발족한다. 가가호호 다니며 집수리부터 생필품 전달까지 국화축제를 맞아 본격적인 자비행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다.

최근 사찰에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산사음악회부터 문화재 전시전 등이 그 것이다. 이러한 사찰 행사가 더 큰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조계사의 사례와 같이 소외계층을 위한 자비실천이 늘어나야 한다.

단순한 행사도 조금만 발상을 바꾸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행사로 바뀔 수 있다.

사찰은 예로부터 빈민구제, 구호의 중심이었다. 어려울 때 사하촌 사람들은 사찰에 의지해 헤쳐나갔고, 사찰 또한 어려울 때는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얻었다.

다시 사찰과 농촌(寺農)공동체의 전통을 살리고 여기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행을 더할 때 불교의 위상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이제 진정한 자비의 꽃을 사찰에서 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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