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 온 소말리아 시민기자 돕는 美불자부부

미국 불자들이 ‘팀 압디’를 꾸리고 시민기자로 활동 중인 소말리아인 압디 노어 이프틴에게 자비행을 베풀고 있다. 왼쪽부터 레오 호나크, 압디 노어 이프틴, 샤론 맥도넬. 사진출처=트리사이클

미국의 불자 부부가 미국으로 피난을 온 소말리아 시민기자를 도운 이야기가 화제다. 그 주인공은 샤론 맥도넬(Sharon McDonnell)과 깁 패리시(Gib Parrish) 부부. 이들은 압디 노어 이프틴(Abdi Nor Iftin)이 국가의 위협으로부터 도망쳐 올 때 불교의 ‘연민’ 사상을 근거로 재정적·정서적 지원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불교 언론 트리사이클(Tricycle)은 지난 9월 20일 샤론과 깁을 비롯해 압디를 도운 불자모임 ‘팀 압디’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소말리아인 압디의 회고록 내용을 전하며 “모든 사람들은 행복추구권이 있다. 이것은 미국인과 불자 모두에게 자명한 진리와 같다. 미국은 개인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보호하고, 불교는 그 영적 틀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불자인 미국인들이 압디를 도운 일에 대한 공통분모를 해석한 것.

모가디슈 내전상황 보도하는
시민기자 압디 노어 이프틴
살해위협 등 받으며 美 피난
샤론·깁 부부가 지원 나서


보도에 따르면 압디는 ‘인간 기본권’을 찾기 위해 내전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수도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모가디슈로부터 미국 북동쪽 메인(Maine)주(州)로 피난 왔다. 시민기자로 활동한 압디는 국가의 불합리한 상황을 알리는 것에 대해 큰 위협을 느꼈다. 그 참혹한 탈출기 속에 부처님 인연으로 이들을 만났다.

샤론과 깁은 우연히 라디오 특집 프로를 통해 압디의 곤경에 대해 듣고 재정적·정서적 지원을 시작했다.

압디는 미국에 와 그들을 처음 만난 때를 회상하며 “불상이 마루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나는 누가 부처인지 모르지만 샤론과 그녀의 가족이 불교를 믿는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교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미국인들이 불교도일 수 있다는 것을 그때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 가족을 보고 배웠다. 샤론과 깁, 그리고 그의 아이들이 실천하는 불교의 자비희사 사상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연민은 불교 사상의 중심이지만 일반적으로 추상적인 개념으로 읽힌다. 실천 이상의 개념인 것. 샤론과 깁은 이 같은 ‘연민’을 압디에게 직접 실천한 것을 두고 “그가 처한 곤경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9년 우리는 버몬트 북부에 있는 다트머스 대학에서 강의 중이었습니다. 압디는 딕 고든과 함께 공영라디오 방송인 ‘the story’라는 프로그램에 익명으로 출연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영어로 말하면서 서양 라디오에서 (소말리아 내전 상황 등을)발설하면 그는 살해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압디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샤론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거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압디가 그 방송 이후 얼마나 큰 위험에 처할지 알 수 있었다.

샤론은 “소말리아 내에서 외국 언론사가 해산되고, 아무도 보도하지 않는 상황을 알았다”며 “나는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시민 저널리즘’을 홍보하는 법을 연구하고 있었다. 이는 지역 주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고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론은 그 길로 라디오에 편지를 보내 압디를 비롯한 시민기자들을 돕고 싶다고 요청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연락 달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라디오 관계자들을 통해 압디가 답장을 전한 것이 이들 인연의 시작이다.

샤론은 “나는 그들에게 그저 돈을 보내는 ‘부유한 미국인’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가 제공한 최소한의 재정적 지원이 그들에게 의미 있게 쓰이는 것을 지켜보는 게 즐겁다”며 “실제로 많은 물질적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웃어 보였다.

사실 샤론은 전적인 불교 신자는 아니다. 프로테스탄트의 한 교파인 퀘이커교도의 일원이다. 하지만 13살 때부터 명상가이자 열렬한 리더로서 불교에 대해 연구하며 불자가 됐다. 그는 스스로를 ‘퀘이커 불자’라고 부른다.

“세계적 불교 지도자인 페마 쵸드론과 잭 콘필드는 제게 훌륭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두 사람 모두 과학적 관점보다는 경험적 관점에서 영성의 심각성에 대해 접근하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추면 연민이 옵니다. ‘팀 압디’는 시민기자들에게 자금을 보내고 그들을 끊임없이 도울 것입니다. 나 또한 언젠가 누군가의 연민의 수혜자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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