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0주년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역할과 과제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구세원력을 사회에 실천해 소외된 이웃을 돕고자 조직된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출범 반백년이라는 역사적인 해를 맞았다. 이에 따라 전국비구니회는 5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비롯해 앞으로 비구니들의 권익향상을 위한 활동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968년 우담바라회로 출범
전국비구니회로 명칭 바꿔
최대 비구니 스님 모임 발전

102850주년 기념행사
영산재·문화 공연 등 진행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육문)는 오는 1028일 서울 일원동 전국비구니회관서 전국비구니회 50년 역사와 미래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거행한다. 행사는 오전 8시 영산재를 시작으로 법요식 문화공연 바자회 등 오후 4시까지 이어진다. 특히 비구니회 역사가 담긴 다큐멘터리 상영과 17개 지회가 참여하는 장터를 통해 6천여 비구니들의 소속감과 원력 결집을 도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비구니회는 “50주년을 맞아 올바른 불교적 가치와 문화를 홍보하고 대중과 함께하고자 한다. 지역민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이웃종교와의 편견과 선입견도 제거해 상호존중과 공존의 가치를 키우고자 한다면서 비구니회의 역사와 미래를 진단하고 뮤지컬, 사찰음식 체험 및 시식 등 불자와 지역민이 함께하는 불교문화 한마당으로 소통의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전국비구니회 시작과 발전
전국비구니회는 19682도덕을 높이고 신의를 밝혀 사회의 꾀함을 위함이라는 기치 아래 전신(前身)대한불교비구니우담바라회가 조직되며 시작을 알렸다. 여기에는 비구니계 원로로 2016년 입적한 진관사 진관 스님을 비롯해 전국비구니회장을 역임한 광우 스님과 명성 스님 등이 뜻을 모았다.

같은 해 5월 열린 첫 임시총회에서는 교육·수행·포교·복지분야를 중심으로 한 사업계획이 수립됐다. 우담바라회는 총림의 건립 포교의 합리화 복지사회 건설이라는 3대 강령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했으며, 3대 비구니사찰로 불린 서울 숭인동 청룡사에 사무실을 뒀다.

이후 우담바라회는 1년여 만에 회원이 수백 명으로 늘어나 전국적인 조직으로 거듭났지만 1970년대 추진하던 총림 설립이 난항에 부딪히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1980년 지명 스님이 3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부터다. 이때 우담바라회는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1981년 서울 성북동 성라암에 한국비구니대학(중앙승가대 합병)을 설립하고, 1988년 양천구 목동청소년회관과 양천구민체육센터 등을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20여 년간 이어온 모연운동을 통해 1998년 강남구 수서동에 총 면적 2500여 평의 전국비구니회관을 착공해 2003년 개관했다.

또한 개혁종단 출범 이후 중앙종회에 비구니종회의원 10석을 마련해 입법활동에 역량을 쏟는 한편, 중앙종무기관 소임자 비중이 점차 커져 교육원과 포교원, 총무원 재무부 및 문화부 등 각종 분야의 종무행정에도 공을 세웠다.

종헌종법 개정비구니 복지 확대 과제
전국비구니회는 수십 년간의 운영을 통해 비구니들의 위상강화를 이끌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대중의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부분의 과제가 현행 종헌종법의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중앙종회와 총무원 집행부와의 교감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총무원장선거 과정에서 비구니 위상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임의단체인 전국비구니회를 종법기구로 격상시켜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한편, 비구니특별교구를 설립해 비구니사찰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전국비구니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비구니회 회원스님들은 이 같은 공약을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내부적인 공론화와 구체적인 방향 제시 등이 필요해 종무회의서 관련 내용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비구니회는 승려복지회와 동국대 일산병원 MOU를 통해 비구니스님들을 위한 건강검진과 입원진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진료비 지원 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등 승려복지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더 많은 비구니스님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은 비구니에 대한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만큼 비구니들의 활동이 종단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아직까지 부족한 점은 있지만 비구니들의 대사회활동을 돕는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더 많은 중앙종무기관 소임자가 배출되도록 역량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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