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따와나 선원, 강남서 춘천 이전… 10월 14일 개원법회

서울 강남에서 초기불교 수행도량으로 이름을 알렸던 제따와나 선원이 춘천으로 이전한다. 제따와나 선원의 춘천 시대를 개막을 알리는 개원법회가 10월 14일 봉행한다.

강원도 춘천 남면 박암리. 꼬불꼬불한 1차선 시골길을 따라가니 주홍빛 벽돌로 올라간 건물이 보인다. 이색적이지만 왠지 낯이 익다. 무언가 기시감이 든다.
그렇다. 인도의 기원정사(제따와나) 유적지. 아나타삔디까(수달타) 장자가 제따(기타) 왕자 소유의 숲에 지어 석가모니 부처님께 보시한 선원으로 부처님께서 가장 많은 안거를 보내며 수많은 가르침을 펼쳤던 곳.

주홍빛 벽돌의 인도 기원정사 유적지를 연상케 하는 건축물은 바로 서울 강남 방배동에서 초기불교 수행으로 이름을 알렸던 제따와나 선원(선원장 일묵)이 새롭게 문을 여는 도량이다.   
2009년 서울에 문을 연 제따와나 선원은 9년 만에 강원도 춘천 남면에 새로운 수행처를 마련해 ‘춘천 시대’를 개막한다.

법당 등 인도 기원정사 재현 불사
파키스탄 벽돌 30만장 외벽 장엄
전통사찰 건물 배치 그대로 따라

중도 수행·안거 집중 수행 ‘중점’
“서울서 못한 수행과정 운영할 것”
지역 함께하는 수행도량으로 발전

제따와나 선원 법당은 일반 법당과는 다르다. 후불탱화 등 내부 장엄은 일체 없이 오로지 부처님뿐이다. 부처님상은 샤르나트 박물관에 있는 초전법륜상을 모티브로 했다. 그 앞에서 선원장 일묵 스님이 법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춘천 남면 박암리에 자리한 제따와나 선원은 3500평 대지 위에 법당·선원, 요사채, 숙소, 종무실 등 7동의 건물로 구성됐다. 초기불교 수행도량인 만큼 전통적인 한국 사찰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조성했다. 나무로 조성된 한옥이 아니라 콘크리트 외관에 기원정사 유적지 벽돌과 유사한 파키스탄 벽돌 30만장으로 외관을 장엄했다.

그래도 도량의 배치는 전통사찰 형식과 유사하다. 3개의 단(壇) 나뉜 도량은 첫째 단에는 종무소와 재가 숙소가 두 번째 단에는 스님들의 요사채가 세 번째 단에는 법당과 선원이 배치됐다. 이는 임형석 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 “단을 오를수록 속세와 멀어지고 부처님께 가까워지는 점층적 구조”라는 게 제따와나 선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 번째 단에 있는 법당 내부도 파격에 가깝다. 새하얀 공간에 오로지 부처님 한 분만이 석조 좌대 앉아 계신다. 후불탱화도 없다. 오로지 부처님만이 상주하는 공간이다. 부처님상은 샤르나트 박물관의 초전법륜상을 모티브로 조성됐다.

일묵 스님은 “부처님은 우리의 신앙 대상이자 목표”라면서 “탱화나 내부 장엄을 안한 것은 선원으로서의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을 강조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법당 2층에 마련된 선원은 다른 입구로 출입해야 한다. 선원으로 올라가는 공간도 새롭다. 거칠게 마감한 벽면이 마치 동굴이나 토굴로 진입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대중 수행 공간인 2층은 50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이곳에서 제따와나 선원은 서울에서 할 수 없었던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준비 중인 하안거·동안거 집중 수행이다. 안거철에 모여 승가와 재가가 오롯이 수행할 수 있는 도량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분기별 1회 중도 수행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초심자, 기본, 고급, 심화과정 등 4단계로 나눠 이뤄지는 중도 수행은 바른 견해인 사성제와 청정한 계를 바탕으로 바른 삼매를 닦고, 이를 기반으로 바른 지혜를 계발해 바른 해탈을 실현하는 수행 방법이다.

법당 2층에 마련된 선원 공간. 대중들이 오롯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일묵 스님은 “사성제는 불교 수행의 시작과 끝”이라며 “현재 불교는 이를 등안시해 명확한 이해가 부족하다. 사성제를 바탕으로 중도를 닦아 바른 지혜를 얻는 것이 우리 선원의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따와나 선원은 지역주민을 위해 매주 수요일 정기법회와 매월 둘째 주 일요법회, 초기불교대학도 운영한다. 제따와나선원 홈페이지(www.jetavana.net), 유튜브, 팟빵, 팟티,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에서 사성제와 팔정도 법문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일묵 스님은 “불교세가 약한 춘천에 초기불교 수행도량이 건립해 잘 운영한다면 지역 불교와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바른 수행으로 바른 불교를 알리는 도량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따와나 선원은 ‘춘천 시대’ 개막을 알리는 이전 개원 법회를 오는 10월 14일 오전 10시 30분 춘천 도량서 봉행한다. 법회에는 원택 스님을 비롯해 해인사 백련암 문도스님 등 50여 명의 스님들과 춘천 지역 관공서장, 인근 마을 주민들이 참석해 개원을 축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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