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10월, 노인의 달에 불교계는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노인복지를 위해 힘써온 이들과 단체의 공을 치하해왔다.

조계종 광진노인종합복지관은 노인의 날과 개관 15주년을 기념하는 ‘2018 행복나눔 희망광진 한마음 대축제-9988해피투게더’를 개최해 복지관 어르신들과 지역주민 만남의 장을 마련한다. 10월 12일 오후 1시 광진광장서 열리는 이날 축제에서는 모범어르신 및 직원을 표창하고 장학금을 전달하는 한편, 축하공연과 주민가요제, 홍보부스 등을 운영한다.

천태종 강북노인종합복지관도 지역 내 경로효친 사상을 고취하고, 세대 간 화합을 도모하고자 ‘시니어 樂(락) 축제’를 연다. 10월 8일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서 펼쳐질 이번 축제는 라인댄스, 한국무용, 트로트와 같은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제공된다.

불교계는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세대 간 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꾸준히 노력해왔다. 1차적인 기부 방식을 시작으로, 불교계는 그간 했던 방식들을 참고삼아 고령자 취업컨설팅부터 노인 영화감독 및 해설전문 교육까지 노인복지 분야를 확장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이를 위해선 “노인뿐 아니라 청년들,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 희유 스님의 말에는 현재 불교계 노인복지가 노인들만 참여하고 즐기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최근 한국사회는 불교계와는 다른 분위기다. 경로가 아닌 혐로(嫌老, 노인혐오) 일색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최초로 전국 노인(65세 이상) 1000명과 청·장년(19~64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극심한 세대 갈등을 진단했다. ‘노인 인권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응답자 중 80.9%는 ‘우리 사회가 노인에 부정적 편견이 있고, 때문에 노인 인권이 침해된다’고 답했다.

실제로 온오프라인 상에서 생겨나는 신조어와 피해사례들을 통해 청년들의 혐로 현상이 성행함을 짐작할 수 있다. ‘틀딱충(틀니딱딱+벌레)’·‘할매미(할머니+매미)’·‘연금충(국민연금으로 연명하는 벌레)’ 등 노인을 비하하는 단어들은 초등학생들까지 번지고, 청년 세대들은 너무나 쉽게 노인을 조롱한다.

전문가들은 혐로 현상을 정착시키지 않기 위해 전세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노인들 역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 소외돼가고 있는 노인들의 불안과 불만도 존재한다. 청년층은 고립된 노인들을 사회적 약자로 먼저 바라보면 어떨까. 노인에 대해 이해하고,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서 먼저 혐오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물론 노인층의 역할도 중요하다. 더 이상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조언’이나 ‘권위’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달라진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찾아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년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노년이다.

우리는 어떻게 나이들어야 할까. 젊은 날은 노인이 걸어온 길이고, 노인은 젊은 나의 미래 모습이다. 사람은 누구도 생로병사에서 벗어날 수 없고, 나이는 공평하게 먹는다. 그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차별어린 편견을 가질수록 그 화살은 미래의 나에게 돌아오는 것임을 잊지 말자. 올해 노인의 날엔 노인들은 축하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청년들은 진심으로 노인들에 고마운 마음을 갖는지를 반추하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우리는 누구나 노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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