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진심 닦아 능력자 되다

사람들은 세상을 잘 살기 위하여 ‘배워라, 스펙을 쌓아라, 자격을 갖추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이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속의 진심(嗔心ㆍ성내는 마음)을 다스려야 하며, ‘왜 안 되나’하는 마음을 해탈해야 한다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진심을 닦아야 비로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이 배려심이 곧 리더십의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 리더십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려면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능력 역시 마음속에서 ‘안 된다, 못 한다’는 생각이 ‘된다, 할 수 있다’로 바뀔 때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진심 해탈은 능력자가 되게 하는 결정적 조건입니다. 선지식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석가여래와 똑같이 모든 것을 다 구족한 위대한 존재인 것이다. 구하려 하면 다 구해지는 것이다. 얻으려 하면 다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구하지만 아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스스로의 마음에 ‘안 된다’는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안 된다’라는 진심만 없다면 아니 되어질 일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언제인가 정미소를 하는 도반이 찾아와 선지식께 여쭈었다.

“제가 허약해서 쌀가마를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여 사람들이 ‘저것 하나 못 들면서 정미소 사장이야?’하며 업신여깁니다. 제가 쌀가마를 마음대로 들 수 있다면 정미소 직원들을 통솔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저같이 연약한 사람도 <금강경> 공부를 잘 한다면 쌀을 들 수 있을까요?”

“안 된다는 생각을 부처님께 바쳐 소멸하면 안 될 것 없지. 정미소 앞, 늘 자주 다니는 길목에 쌀 한 가마니를 놓고 지날 때마다 내가 저것을 마음대로 못 들지 하는 생각을 부처님께 바쳐 보아라. 처음에는 그 생각이 바쳐지지 아니하지만 꾸준히 바치는 연습을 하면, 결국 무거워 못 든다는 생각이 없어지며 들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는 무거워 못 든다는 생각이 착각인 줄 알고 100일 동안 꾸준히 바친 결과 결국 불가능하던 쌀가마를 번쩍번쩍 들어 올리는 장사가 되었다.

이러한 말씀을 들으며 ‘안 된다, 못 한다’는 마음을 부처님께 바치는 수행으로 말미암아 나는 나 자신이 점점 변화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습니다. 이 생각이 착각이거니 하고 부처님께 바치다 보면,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된 일이 어느덧 사라지는 것을 발견합니다.

만일 출가 수도로 선지식의 이런 가르침을 받지 못하였다면 일생을 병약한 사람, 끈기 없는 사람으로 살았을 것입니다. 중노동인 목장 일로 견디기 힘들 때마다 ‘나는 허약하다’ ‘나는 끈기가 없어 한 가지 일을 오래 못 한다’는 생각을 부지런히 부처님께 바치게 되었는데, 그 결과 건강하고 끈기 있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선지식께서는 “안 된다, 못한다는 생각이 본래 있는 것이라면 그 생각을 부처님께 바친들 어찌 없어지겠느냐? 그런데 그런 생각은 착각이요, 없는 것이기에 부처님께 바친다면 본래 없는 자리 곧 부처님 자리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아니 된다는 생각을 부처님께 바쳐 해탈하게 된다면 아니 될 일 하나도 없을 것이다. 못한다는 생각도 착각임을 알고 부처님께 바쳐 소멸하면 못 할 일도 없을 것이다”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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