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대중강연서 난민문제 입장 표명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대중 강연하는 달라이라마. 사진출처=달라이라마 공식사무국

유럽 내 난민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라마가 유럽난민들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9월 18일 ‘인디펜던트’ ‘AFP 뉴스’ ‘퍼스트 포스트’와 같은 외신들은 달라이라마의 입장을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9월 11일부터 유럽 각국을 순방중인 달라이라마는 12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대중 강연에서 “유럽은 유럽인들의 것, 난민들은 고국에 돌아가야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스웨덴서 “난민 돌아가야” 발언
언론들 “부적절한 입장” 비판해
달라이라마, 문제발언 해명 나서
“기회 된다면 조국 재건 힘써야”


당시 달라이라마는 현지 언론들로부터 “스스로 티베트 난민들의 지도자인 이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웨덴은 2015년 유럽연합(EU)에서 인구 대비 가장 큰 규모로 난민 16만3000명을 받아들인 국가로 이날 강연이 열린 말뫼에도 수많은 이민자가 살고 있다.

이에 달라이라마는 지난 16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대중강연의 질의응답을 통해 난민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언급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에 나선 여성은 “스웨덴에서의 발언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고 강조한 후 “티베트 난민은 물론,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난민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들려 달라”고 말했다.

이에 달라이라마는 “타국에서 망명 온 난민들을 돕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운을 뗐다.

달라이라마는 “타국에서 유럽으로 망명 오는 난민들이 늘고 있다. 이에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난민들을 돕고 있다. 이는 매우 훌륭한 일”이라며 “난민들은 모두가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지만 지금 고국에서는 살상과 학대와 같은 고통이 만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고향을 떠나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달라이라마는 이어 “단기적으로 난민에게는 안전하게 살 곳이 제공돼야 한다. 또 젊은이들에게는 기술교육과 훈련이,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만 한다”면서 “그러나 그 목표는 최종적으로 그들이 조국으로 돌아가 나라를 재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난민에 대한 일관된 저의 생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달라이라마는 인도에 거주하는 티베트 난민을 예로 들며, 현재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고국을 떠나온 사람들이 대다수임을 강조했다. 또한 각 나라의 문화와 생활양식이 있는 만큼 조국보다 나은 곳은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달라이라마는 “티베트 난민들을 인도가 받아줬다. 하지만 티베트 난민들은 조국의 상황이 바뀌면 돌아가고 싶어한다”며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 생활양식으로 인해 난민들이 조국에서 사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달라이라마는 오래전부터 “난민은 일시적인 지위, 언젠가는 고국에 돌아가 재건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티베트 난민들 가운데 인도에서 교육을 받고 티베트로 귀국하는 난민들이 일정 수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티베트로 귀국한 난민들은 중국당국이 운영하는 수용소에서 단기간 정치와 사상적 재교육을 받은 후 각자의 고향으로 복귀하며, 상당수 교육업이나 관광업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난민에 대한 달라이라마의 발언은 이러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달라이라마는 오는 10월 말까지 대중강연과 법문을 위해 유럽을 순방하며, 현재 스위스를 방문 중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