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혜 개인전 ‘물 만난 세계’
운현궁 기획전시실 10.2~10

 

한경혜作, 안식처 48.5×73.5㎝ 한지 수묵담채.

 

물속의 풍경을 수묵으로 그려온 한혜경 화가가 열 번째 개인전을 연다. 〈오체투지〉의 저자로도 유명한 한경혜 화가의 ‘물 만난 세계’ 전이 10월 2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운현궁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우리는 물 만난 세계에 살고 있다. 계곡이나 바닷가에서 부화된 물고기는 여러 장소를 이동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다. 물이 키운 물질을 먹고, 목마를 때 물을 마시고 또 배설하고 물은 여러 군데로 윤회 같은 쓰임에 순응한다.”

한경혜 화가가 그만의 시선으로 그려낸 수묵의 물 속 풍경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의 작품은 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들을 관찰하고 생각했다. 물이 만든 것들과 물이 필요한 것들, 그리고 그 관계로 인해 만들어진 삶의 사유들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물이 다른 사물과 부딪힐 때 만들어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마도 그 ‘소리’는 귀로 듣는 소리만을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 물 위에 떨어져 어디론가 흘러가는 붉은 낙엽과 꽃잎, 물속을 걷는 물고기와 붉은 게, 움직이지 않지만 물과 늘 부딪히고 있는 돌 등 물과 그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 없는 소리를 말하는 듯하다. 그 물의 소리를 작가는 “이성적인 냉철함과 동요하지 않은 고요함으로써 거대한 군중처럼 모일 때에는 두려움 같은 위엄을 보인다. 그렇지만 내면에는 생명이라는 삶에 관여할 때 하고자 하는 열정과 뜨거운 심장박동의 정열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작가는 우리도 늘 볼 수 있는 물속 풍경에서 경이로움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이번 작품에서는 친숙하게 다가오는 계절의 영역 여행을 한다. 그림은 보여주는 감성이다. 시각적인 언어로 눈빛 대화를 한다. 한경혜의 눈빛은 물의 드라마가 된다. 한경혜의 ‘물 만난 세계’는 서양의 일러스트를 보는 듯한 그녀의 수묵이 또 다른 암호로 써내려가는 물 속 드라마다.

한경혜 화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석사과정과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2002년 ‘물항아리전’을 시작으로 2005년 첫 번째 개인전 ‘나는 나를 사랑한다’를 시작으로 아홉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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