頭首는 수행ㆍ교육 등 상위 이판 소임
頭首는 수행ㆍ교육 등 상위 이판 소임
  • 현불뉴스
  • 승인 2018.09.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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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선종사원의 소임자들(2)
- 서서(西序) 두수(頭首)

남송 때 ‘지전’ 추가로 6두수
‘수좌’, 서서 두수의 우두머리

감원, 유나, 전좌, 직세, 지객, 지전 등 동서(東序) 지사(知事)가 서무, 행정, 재정 등 총림의 운영과 관련된 상위직 사판 소임이라면, 수좌, 서기 등 두수(頭首)는 수행, 교육 분야와 관련된 상위직 이판 소임이다. 두수는 당ㆍ북송시대에는 5두수 제도였으나, 남송에 이르러 불전(佛殿) 담당인 지전(知殿)이 추가되어 6두수가 되었다. 수좌ㆍ서기(書記, 서장)ㆍ지장(知藏, 藏主)ㆍ지객(知客)ㆍ지욕(知浴, 욕주)ㆍ지전(知殿)으로서 이들을 가리켜 6두수라고 한다.

(1) 수좌(首座)
수좌는 선원의 수석 선승으로 매우 중요한 자리인 동시에 명예스러운 자리이기도 하다. 선종사(禪宗史)에서 보면, 일파(一派)나 일가(一家)를 이룬 선승 중에 수좌직을 거치지 않은 이가 드물다. 수좌직은 곧 고승으로 가는 길목, 또는 그 전단계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주지(방장)가 외출 중이거나 일시적으로 궐위(闕位)가 되었을 때에는 수좌가 주지를 대신하여 소참, 조참, 만참 등의 법문을 한다.
수좌는 서서(西序) 두수(頭首)의 우두머리로 납자들의 참선 수행 지도 등 교육을 총괄한다. 승당(僧堂, 禪堂)의 좌차(座次, 좌석 배치) 서열 제1위이기 때문에 수좌를 ‘제일좌(第一座)’라고도 한다. 수좌(首座, 승당의 첫 번째 자리)라는 명칭도 그런 뜻이다. 또 좌차(座次, 앉는 차례)의 ‘으뜸’이라는 뜻에서 좌원(座元)이라고도 하고, 선당의 우두머리라는 뜻에서 선두(禪頭), 대중 가운데 상수(上首)이므로 수중(首衆), 또 판수(板首, 장련상 판의 첫째 자리)라고도 한다. 6두수의 2위는 서기(書記)이고 3위는 장주(藏主, 지장)이다.
승당이 크고 대중들이 많을 때에는 두 명의 수좌를 두는데, 이를 전당수좌(前堂首座)와 후당수좌(後堂首座)라고 한다. 이 중에 전당수좌가 상위이고 후당수좌는 부(副)로서 전당수좌를 보좌한다. 승당(선당)을 반으로 나누었을 때 앞을 전당, 뒤를 후당이라고 하는데 그 기점은 승당에 모셔져 있는 문수상으로 한다.
그렇다고 전당수좌는 전당에 있는 납자들만 관장하고, 후당수좌는 후당에 있는 납자들만 관장하는 것은 아니다. 승당은 모두 전당수좌가 총괄하고 후당수좌는 전당수좌를 보필할 뿐이다. 승당을 출입할 때에도 전당수좌는 앞뒤 문을 구별하지 않고 출입할 수 있지만, 후당수좌는 후문으로만 출입해야 한다. 이렇게 전후 양당(兩堂)으로 나누는 것은 승당의 규모가 크고 납자들이 많을 때이다.

특히 송대(宋代)에는 한 승당 내에서 많은 납자들이 생활했다. 보통 300명 이상이 있었는데, 많을 때에는 천 명 이상이 있었다. 예컨대 대혜종고(1089~1163) 선사가 항주 경산사(徑山寺) 주지(방장)로 있을 때에는 무려 1700명이나 운집해 있었다. 천승각(千僧閣)이라는 대승당을 신축했을 때에는 그곳에 850명가량 기거했다. 한 승당에 이렇게 많은 납자들이 생활했기 때문에 수좌 한 명으로는 통제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나라 총림이나 선원에서도 수좌의 서열은 방장이나 조실 다음이다. 수좌직을 맡고 있는 이를 ‘수좌’라고 부르는데, 한편으로는 젊은 스님에게도 법명 앞에 수좌를 붙여서 ‘○○수좌’라고도 부르는 경우도 많다. 수좌라고 하는 존칭이 하향하여 젊은 스님에게도 미칭(美稱)으로 덧붙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수좌 외에 별도로 입승수좌(立繩首座)라는 소임이 있다. 총림에 덕(德)이 높은 스님이 있을 경우 별도로 수좌 한 명을 더 두는데, 그를 ‘입승수좌’라고 부른다. 입승수좌는 때론 주지를 대신하여 법문을 하기도 한다. 전임 주지나 전임 수좌를 역임했으므로 수좌보다는 상위이지만, 그 역할은 어디까지나 승당의 제일좌인 수좌를 돕는 입장이다.

(2) 서기(書記=書狀)
서기는 서서(西序) 6두수(六頭首) 서열 가운데 두 번째다. 당 북송 시대에는 주로 서장(書狀)이라고 했고 남송시대에는 서기라고 했다. 또 제1좌인 수좌에 이어 제2좌(第二座)라고 한다. 서기는 문한(文翰)을 담당하고 있는 소임이다. 총림의 대내외적인 문서 담당으로 관청에 보내는 공문(公文), 표문(表文), 소문(疏文, 보고문) 등을 작성·송부(送付)·관리한다. 그리고 선원의 각종 법회와 행사 때 사용되는 취지문, 축원문, 방함록, 결제방, 다탕방(茶湯榜) 등 방문(榜文)도 모두 서기가 쓴다. 따라서 서기는 공문 작성 능력과 문장력, 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서기가 작성하는 문장은 총림 전체의 지적 수준과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따라서 관청이나 사대부들에게 문한(文翰)을 보낼 때에는 문장이 조리가 있고 우아해야 한다. 문장이 옹졸하고 천박하면 하찮게 보일 수밖에 없다.

대중 소임을 적어놓은 한국 선원의 용상방.
대중 소임을 적어놓은 한국 선원의 용상방.

 

(3) 지장(知藏)
지장(知藏)은 당 북송 때는 장주(藏主)라고 했고, 남송 때는 지장이라고 했다. 지장은 장전(藏殿), 즉 장경각을 관리하고 경전과 어록 등 전적을 관리·대출해 주는 소임을 말한다. 오늘날의 도서관장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종 사원의 장전(장경각)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장경각과는 다르게 경전이나 대장경, 경판(經板)이나 전적들을 보관·관리하는 역할보다는 도서관처럼 열람과 대출해 주는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장로종색의 <선원청규> 4권, ‘장주(藏主)’ 편에는 “장주(藏主, 지장)는 금문(金文, 경전)을 관장한다. 정식으로 궤안(案, 책상)을 마련하고 차(茶湯)와 기름(油火)ㆍ등불(香燭)을 준비하여야 한다. 장주는 잘 생각하여 통로에 알림장을 붙이되, 본당(선당) 및 경전을 보고자 하는 대중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중들이) 간경하고자 책상을 청할 때는 먼저 간경당 수좌(장주)에게 아뢰되, 자리(案位)가 있는지 여부를 물은 다음 청한다”고 되어있다. 이와 같이 장주는 항상 책상과 차(茶), 기름(油)과 불(火), 향촉(香燭)을 준비하여 경전을 보고자(看經) 하는 대중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 기록은 북송 말경에 장로종색이 편찬한 <선원청규>의 내용인데, 이를 통해 불립문자를 표방하는 선종 사원에서도 장경각을 설치하여 납자들이 경전이나 어록을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선당 내에서는 경전이나 어록을 볼 수 없고, 좌선 시간에도 볼 수 없다. 당대(唐代)는 잘 알 수 없으나 <선원청규>의 내용을 참고해 보면, 당대에도 북송 때처럼 한정적으로 간경ㆍ독서를 한 것으로 보인다.

(4) 지객(知客)
지객(知客)은 6두수의 하나로 빈객 접대를 맡은 소임이다. 객승(客僧)과 신도들을 영접ㆍ안내하고 방사(房舍) 등을 배정ㆍ관리한다. 그래서 지객을 객전(典客)ㆍ객사(客司)ㆍ전빈(典賓)이라고도 한다.
자각종색의 <선원청규(禪苑規)> 4권 ‘지객’ 편에는 “빈객을 맞이할 때는 공손히 해야 하며, 망담(妄談)으로 무익한 일은 해서는 안 된다. 항상 모름지기 주지와 지사들, 두수와 대중들의 아름다운 일을 찬탄하여 그들로 하여금 선심(善心)을 내게 할지언정 밖으로(손님들에게) 가추(家醜, 사원의 단점)를 말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지객(知客) 밑에서 일을 거드는 행자를 객두행자(客頭行者)라고 한다. 객승은 타 총림에 들어서면 먼저 지객을 찾아야 한다. 하루만 묵고 갈 것인지 입방하러 온 것인지를 밝힌 다음 지객의 안내로 단과료(旦過寮, 객실)에서 묵는다. 그러나 객승이든 입방승이든 간에 3일 이상은 묵을 수가 없다. 입방승은 3일 안에 입방 절차를 마치고 승당으로 들어가야 하고, 객승은 늦어도 3일째 되는 날에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 이것이 객실의 규정이다. ‘단과료(旦過寮)’도 ‘하루만 묵고 가는 곳’이라는 뜻이다. 재미있는 이름이다.

(5) 지욕(知浴)
지욕은 욕실(목욕탕)을 관리ㆍ담당하는 소임이다. 6두수의 하나로 ‘욕주(浴主)’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욕두(浴頭)’라고 하는데, 욕두는 지욕 밑에서 욕실의 일을 돕는 하급 소임으로 주로 행자들이 맡는다.
목욕하는 날은 정해져 있다. <칙수백장청규> ‘지욕’ 편에는 “동절기에는 4일ㆍ9일ㆍ14일ㆍ19일ㆍ24일ㆍ29일로써 5일마다 한 번씩 목욕을 하고, 하절기에는 매일 목욕을 한다(寒月五日一浴, 曙天每日淋汗)”고 규정하고 있다. 율장 <사분율>에는 15일에 한 번 목욕을 하게 되어 있고, 우리나라도 해인사의 경우 동(冬)하절기에 관계없이 15일에 한 번씩 목욕을 한다.

(6) 지전(知殿)
지전은 불전(佛殿, 대웅전) 담당이다. 불전의 향화(香火)와 불공(佛供), 기도, 관리 등 불전에 관한 모든 것은 지전이 담당한다.
북송시대에 편찬된 장로종색의 <선원청규(禪苑淸規)〉에는 ‘전주(殿主, 佛殿의 主)’라는 소임이 나오고 있는데, 이 전주가 바로 지전이다. 그러나 북송시대 전주는 6두수에 속해 있지 않았다. 북송시대 전주 즉 지전(知殿)은 중위직으로 중요한 소임이 아니었다. 이것은 불전(佛殿, 대웅전)의 위상이 미미했음을 시사한다. 지전이 상위직인 6두수에 포함되는 것은 남송 때인데, 이때 불전의 위상은 급상승하여 법당의 위상과 같았다.
우리나라에는 지전(知殿)에 대한 이칭이 매우 많다. 그리고 한자 표기도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知殿’을 흔히 ‘持殿’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목탁을 잡고 있으므로 ‘가질 지(持)’자를 써서 ‘持殿’이라고 써야 타당할 것 같지만, ‘知殿’이라고 써야 한다. 여기서 ‘知’는 ‘담당하다’‘맡다’라는 뜻이다. ‘전(殿)’은 불전(佛殿)을 뜻한다. 6두수 가운데, 장경각 담당을 知藏이라 하고, 접빈담당을 知客이라고 하며, 욕탕 담당을 知浴, 불전 담당을 知殿이라고 한다. 모두 ‘知’자를 쓴다. 필자가 전거를 제시하면서 ‘知殿’이라고 써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어도 오히려 무식하다는 눈치이다. 여전히 각 사찰의 용상방에는 ‘持殿’이라 쓰고 있는 곳이 많다.
그리고 ‘노전(爐殿)’과 ‘부전(副殿)’이 있다. 노전(爐殿)은 대웅전이나 적멸보궁의 불단을 맡은 소임이다. 대웅전이나 적멸보궁의 향로(香爐)를 관리하는 당우인 향로전(香爐殿, 香閣)에서 따 온 말이다. 부전은 큰 방(즉 衆寮) 불단과 큰방 관리를 맡은 소임이다.
그리고 6두수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방장실의 시향시자(侍香侍子=燒香侍子, 비서실장)도 두수급이다. 명대 청규인 행원(行元)의 <총림양서수지(叢林兩序須知)>에는 시향시자가 두수에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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