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범어사가 새로운 불교전통문화의 거점으로 변모하고 있다. 갑자기 사찰이 원래부터 불교전통문화 거점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 범어사의 변화는 사하마을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범어사는 9월 11일 성보박물관 불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토식을 했다. 기존 경내 성보박물관과 다르게 사하 상마마을에 들어서는 박물관으로, 박물관 위쪽에는 12월 선문화교육관도 함께 들어선다.

선문화교육관은 총 7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불사로 선체험교육관과 선문화관 등에 2개동이 세워진다. 선문화를 중심으로 템플스테이와 문화체험 및 공연 등이 사찰 밖에서도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불사에 상마마을 주민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여기에 부산문화재의 1/3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범어사 성보박물관도 함께 들어서는 것이다.

그동안 불교계는 사찰 내 개발에 주목해왔다. 사찰 중창불사 계획에도 대부분이 사찰 전각의 중창에만 신경을 써왔다. 범어사의 이번 박물관 불사와 선문화 교육관은 새로운 형식의 경외(境外) 불사다. 사찰보다 접근성이 좋은 마을을 함께 개발해 함께 공생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사찰과 인근 마을은 역사적으로 이빨과 입술의 관계였다. 순망치한의 관계로 서로 함께 부대끼며 의지하며 살아왔다. 사찰 내에 모든 시설이 세워지만 사하마을은 자연스럽게 쇠퇴할 수 밖에 없다. 이제 불교계는 불사에 있어 인근 지역 공동체도 생각한 공생의 개발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