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기호1번부터 기호4번까지 네 스님 모두 같은 날 정견발표를 통해 각자의 종책을 소개하는 한편, 종정 진제 스님을 예방하는 등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상대에 대한 비방과 흑색선전이 없는 공명선거를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공명선거뿐만 아니라 종책선거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조계종은 前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중앙종회의 불신임 결의라는 멍에를 안고 떠나 수장 궐위 상황을 겪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불신임 과정에서 종단안팎의 여론이 둘로 나뉘고, 서로의 목소리가 옳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반복했다.

그렇기에 후보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이 왜 차기 총무원장 적임자인지 구체적인 종책을 알리며 대중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종책토론회다. 1994년 종단개혁을 통해 현재의 종헌종법 기틀을 다진 조계종 현대사에서 총무원장선거 종책토론회는 2003년 제31대 선거단 한 번뿐이었다. 그나마도 선관위가 아닌 불교기자협회와 중앙신도회 등이 주관한 것이었다.

불과 1년 전, 제35대 총무원장선거 과정에서 종책토론회 개최를 종법상 강제조항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후보들도 토론회 개최에 합의했지만 세부적인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며 끝내 무산됐다.

현재 조계종은 위기상황이다. 과거와 똑같은 선거를 반복한다면 대중의 신뢰회복은 먼 이야기가 될 것이다.

각 후보들은 현 상황을 깊이 받아들여 어느 때보다 여법한 종책선거를 치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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