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금강경식 지혜에 이르는 길

현대를 살아가다보면, 뜻하는 대로 일이 잘 안 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CEO를 비롯한 지도자들은 절체절명의 난제속에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공지능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지극히 제한적인 현실 앞에 인류 전체는 모두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때에 그 무엇이 근본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금강경식 지혜에 이르는 첫 단계는 자신이 부처님처럼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다 알고,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다는 구족의 진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입니다. 자신은 실제로 시시각각으로 바라는 모든 것을 다 이루고 있는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무시겁으로 지어온 죄업 즉 탐진치로 인하여, 우리가 본래 갖추고 있는 무한한 능력이 차단되어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확실하게 믿어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탐욕심이 착각인 줄 알고 부처님께 바쳐 소멸하는 것입니다. 탐욕심으로 말미암아 무한 능력의 소유자에서 열등한 존재로 타락하였기에, 이 탐욕심이 소멸되면서 자신은 무한 능력의 소유자로 다시 회복되고 각종 능력이 발현하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두 가지 진리를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우선은 마음 밖의 모든 현실이 자신의 선입견의 표현임을 아는 일 즉 일체유심조의 진리, 다음은 현실을 만든 이 선입견이 착각이요 본래 없는 것이라는 공의 진리입니다.

이러한 선입견을 구체적으로 닦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하루 24시간 오로지 선입견에 취해서 살고 있습니다. 색(色)에 취해서 살고, 식(食)에 취해서 살고, 잠에 취해서 살고 있습니다. 탐·진·치에 취해서 살고 있으며, 부귀영화에 취해서 살고 있으며, 처자식에 대한 애정에 취해서 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불평이라는 마약에 취해서 무능해졌고, 오만이라는 술에 취해서 무지해 졌습니다. 취해서 사는 삶은 음주하면서 제 정신 잃고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음주함으로 잘 보이던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각종 사고를 내듯, 우리가 취해서 사는 삶은 스스로가 부처님처럼 위대한 존재임을 망각하게 하고, 스스로 탕자가 되어 각종 고난을 받으며 살게 하는 것입니다.

“무슨 생각이든지 부처님께 바쳐라.” “무슨 일을 하든지 부처님 기쁘게 하기 위하여 하라.” “무슨 일을 하되 습관적이나 타성적으로 하지 말고 원을 세워서 하라.”는 〈금강경〉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실천행은 무슨 뜻인가?

바로 취함에서 벗어나 제 정신을 차려 항상 깨어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이기적인 마음씀씀이에서 벗어나 부처님 마음이 되어보라는 말씀입니다. 탕자의 삶에서 벗어나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타성적으로 살 때, 또 이기적으로 살 때 정신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각종 생각을 바칠 때 제 정신이 차려지고 취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이와 같은 〈금강경〉의 부처님 가르침과 함께 한다면 세상의 어떤 난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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