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밀린다팡하 2

〈밀린다팡하〉는 불교를 만난 많은 이들이 지니는 궁금한 모든 질문을 부처님과의 인연 속에서 각각의 사연을 담아 파노라마처럼 펼치며 인생의 해답을 주는 상쾌한 책이다. 불자라면 이 경전을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이미 한글로 잘 번역된 책이 많으니 푸른 하늘로 구름이 흐르는 것처럼 세월가는 것이 아쉬운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도 돌아볼 겸, 한 번 만나보시길 권한다. 몇 년전 나는 BBS신행상담을 했었는데 그 때 내 손에 항상 들려 있던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모든 이들의 질문에 논리적으로 그들의 인생에 맞추어서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4개의 틀로 이루어졌다. 제1장은 <서론>으로 메르난데스왕과 나가세나 스님의 전생스토리를 통해 필연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으로 시작된다.

제2장은 <대론의 시작>이다. 메르난데스왕이 평생동안 궁금해 하던 불교에 관련된 궁금증을 쏟아내기 시작했는데 장장 3일간 멈추지 않고 서로 대론(對論)하였다고 한다. 나가세나를 만나자 왕은 ‘나는 세상의 현자라 부르는 이들을 만나 많은 대론을 해보았지만 그들을 보고 놀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스님은 만나니 너무나 압도적인 느낌 때문에 놀랍고 두렵다. 왠지 불길하다. 오늘은 아무래도 내가 패하고 스님이 승리할 것 같다. 오늘은 왠지 불안하다. 아무렴 어때, 그동안 궁금한 했던 일에 대한 답은 온전히 들을 수 있으리라. 아, 마음이 왜 이리 떨리는 것일까?’

첫 질문이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왜 그렇게 부르는가, 그대의 행동의 주체는 무엇이냐였다 . 또 그대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오온으로 존재하느냐고 꼬치꼬치 묻자 나가세나는 바지라라비구니의 시를 한 편 소개하며 연기법으로 답을 합니다.

“마치 여러 부분이 모이므로 ‘수레’라는 말이 생기듯 다섯 가지 구성요소(五蘊)가 존재할 때, 생명 있는 존재(有情)라는 이름이 생기노라.”

왕은 나가세나에게 대론을 계속하겠냐고 묻자 나가세나는 현자의 입장으로 한다면 언제나 환영하나 왕의 입장에서 청한다면 거절하겠다고 한다. 왜냐하면 현자는 토론을 통해 성숙해지길 원하기 때문에 그 어떤 답도 수용하지만, 왕은 원하는 답을 하지 않으면 벌을 내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왕은 스님의 영특함에 미소를 지으며 왕이 아닌 현자로 대론을 청했다. 목 마른 이가 물을 마시듯이 왕의 입에서 끊임없는 질문이 나오고, 스님의 지혜로운 답이 속속 등장한다. 영혼이 있는가, 출가는 왜 하는가, 윤회를 벗어날 수 있는가, 지혜는 무엇이며 완성될 수 있나, 해탈하면 지식이 사라지는가, 해탈한 이도 고통을 느끼는가. 개인존재의 형성력은 무엇인가. 업과 업의 존재를 증명하라, 인격의 평등과 불평등에 대하여, 불교의 우주론, 부처님은 실재하는가, 열반하신 부처님은 어디에 계시는가, 출가자에게 육신은 소중한 것인가. 불교의 실천적 성격에 대하여, 부처님의 모습에 관해서, 부처님은 지혜와 계행을 지닌 최고의 인격자다. 해탈을 얻은 이의 생존에 관해서, 신통력을 가진 이의 능력, 수행의 목적에 대해,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 모르고 짓는 죄가 알고 짓는 죄보다 더 나쁘다. 신통력과 마음의 자재력과 심리현상에 관하여 분석을 하며 대론을 마친다.

제3장은 <불교에 지녔던 모순된 생각을 정리하는 대론>이다.

부처님은 전지자인가, 데바닷다는 왜 출가했는가, 왕이 눈을 보시한 사건에 대해 말하라. 부처님은 지은 모든 죄를 소멸하고 부처님이 되셨는가. 교단의 규정은 버릴 수 있는가, 죽음에 대한 공포. 보시의 장애, 부처님의 추종자들이 갖는 아집에 대해, 사리신앙에 대해, 실성한 사람의 범죄는 처벌하지 않는다, 자살금지, 여자의 마음, 거짓말의 경중, 최상의 의사인 부처님, 존경과 비난에 대하여, 스승 없이 홀로 깨치신 부처님에 대한 질문을 통해 왕은 맺힌 원결을 풀 듯, 모든 해답에 만족했다.

제 4장은 <수행자가 지켜야 할 덕목>에 대한 질문으로 재가자와 출가자의 차이, 단식고행의 포기와 난행의 실천, 선악의 과보, 꿈, 열반의 경지, 무소유에 관한 가르침 등을 끝으로 불교의 의문에 대한 대론이 끝난다. 이 경에 등장한 보편적이며 합리적인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평소 우리 삶의 방식과 관점을 바꿔 행복의 기준을 재설정 할 수 있는 길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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