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룡 교수, 불교사회연구소 공청회서 기조발제

조기룡 교수

교구본사주지가 교구종회 당연직 의장을 맡으면서 교구 내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권력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구분권 또는 교구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이 같은 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한 일입니다.”

조기룡 동국대 교수가 조계종단 내 해묵은 과제 중 하나인 교구중심제 실현과 관련해 본사주지의 권한에 대한 견제기능의 필요성을 이 같이 역설했다. 조 교수는 913일 서울 템플스테이종합정보센터 3층 문수실서 교구활성화 연구 공청회라는 주제로 열린 공청회서 기조발제를 맡았다.

宗家보다 대찰 성격 짙어

조 교수는 현재 교구의 문제점을 교구본사교구자치로 구분했다. 교구본사와 관련해서는 종가(宗家) 역할 부족 문중위주 폐쇄 운영 재가신도 참여 형식화 종무행정 전담인력 부족 본사주지 독단 견제기능 미비 등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현재 교구본사는 교구를 아우르는 종가보다는 개별 대찰의 성격이 짙다. 즉 수행과 전법의 기능이 떨어지고, 종무행정의 중심지 역할이 더욱 크다불교정화 이후 문중 개념이 수행가풍 전승에서 경제적·물질적 성향으로 변하면서 문중 중심의 폐쇄적 운영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현재 교구본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본사주지 견제기능 미비를 꼽았다. 현재 본사주지는 종헌종법상 교구종회 당연직 의장을 맡는다. 조 교수는 이를 사회에 빗대 시장이 시의회 의장을 맡는 격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교구종회 구성원에 해당하는 본사 부주지와 본사 각 국장, 말사주지의 임명권을 본사주지가 갖는 데다 사찰운영위원회 의장까지 겸임하도록 한 제도의 문제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같은 제도로 인해 교구 내에서 본사주지의 행정권이 교구종회의 입법권보다 더 큰 권력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조 교수는 교구 간 성장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소속 사찰이 가장 많은 직할교구가 가장 적은 23교구보다 12.9, 승려 수는 36배에 달했다.

교구 재획정도 고민해야

조 교수는 이 같은 문제 해결방안을 종교·행정적 역량 강화로 나눴다. 우선 종교분야서는 말사 단위의 포교를 넘어 교구차원의 자체 포교사업 기획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현행 3(총무·재무·교무)에 포교를 추가해 4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울러 행정분야서 본사업무가 아닌 교구차원의 행정업무 전담기구 설치 본사 7직 말사주지 겸직 금지 교구종회의장 의원 중 호선 교구종회 감사권 부여 현행 지방종정법 대신 교구자치법제정 재가신도의 종무회의 참여 등을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 교수는 현행 교구구역과 국가행정구역의 미일치로 인한 갈등 해소를 위한 교구 재획정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조 교수는 지역과 무관하게 본사별로 창건한 말사의 인위적 교구 획정이 갈등을 유발한다. 총무원과 각 교구 협의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와 함께 비대 교구의 분구가 뒤따라야 한다. 가장 큰 직할교구의 경우 강남과 강북 또는 인천까지 나누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조 교수는 끝으로 총무원장 선거철만 되면 교구분권이 핵심 종책으로 나온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공약(公約)이 공약(空約) 변해버린다본사주지가 교구자치보다 인사권과 재정권에 관심을 갖는 것도 제도변화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청회 토론자로는 불교사회연구소장 주경 스님, 포교원 포교부장 가섭 스님, 황진수 한성대 명예교수, 이석심 포교원 차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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