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기호2번 원행 스님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출마한 기호2번 원행 스님이 기자회견을 통해 출마의 변과 주요 종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재완 기자

참회로 시작합니다. 화합으로 열겠습니다. 혁신으로 가겠습니다.”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기호2)이 소통과 화합에 방점을 찍고, 대중공의를 통한 종단운영 기조를 발표했다. 원행 스님은 912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의 변과 종책기조 및 과제 등을 밝혔다.

원행 스님은 종책발표에 앞서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전임자의 불미스런 사퇴로 인해 진행된다는 점과 당시 본인이 중앙종회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소임자였다는 점에서 참회의 뜻을 전했다.

원행 스님은 저는 얼마 전까지 종도 의견을 수렴해 법과 제도를 만들고 고치는 중앙종회의장 소임을 맡았다. 소임 기간 중 설정 스님께서 물러나시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저를 비롯한 소임자들이 종단의 안정과 화합, 발전에 더 힘을 쏟지 못해 이런 일이 생긴 것을 먼저 참회한다고 말했다.

7대 중점 종책과 실천과제 제시
행정·교육·포교·문화 등 전방위
종단 운영은 대중공의가 핵심

선거는 축제 아닌 아픔 달래야
선대본 꾸리지 않고 조용한 선거

이와 함께 원행 스님은 7대 중점 종책으로 하심의 마음으로 소통과 화합 대중공의 통한 지속적 혁신 노후 걱정 없는 승가복지 교구중심제 안착 새로운 불교문화 시대 미래지향적인 교육과 포교 지혜와 자비, 이웃과 사회에 회향을 제시했다.

각 종책별 구체적인 실천과제로는 대중공의기구 설립 교구 특별분담사찰 지정 전국비구니회 종법기구화 및 비구니특별교구 설립 공원에 편입된 사찰토지 보상 추진 교구별 노스님 수행관 건립 지원 계층별 포교 콘텐츠 생산 사회노동위원회 활동 지원 및 강화 등이 눈길을 끈다.

원행 스님은 첫 중점 종책으로 소통과 화합을 내세운 만큼, 기자회견 내내 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님은 총무원장이 된다면 현재 화합하지 못하는 승가의 목소리를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특히 종도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치하고, 화합하면서 함께 종단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묵은 과제인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도 원행 스님은 대중공의에 방점을 찍었다. 주요 종책에 선거제도에 대한 내용은 없었지만, 원행 스님은 개인적인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율법정신에 부합한다면 대중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불교의 대사회역할뿐만 아니라 불교 내 노동문제인 저임금, 노동과잉 등 현안에 대해서는 그동안 절집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언론에 몇 차례 보도되는 일이 있었다. 이는 별도기구를 만들어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재정적인 범위 내에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부터 교육, 포교, 복지, 문화 등 전방위적인 종책을 제시한 원행 스님은 이번 선거에서 타 후보 비방 대신 장점을 칭찬하고, 조용한 선거운동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원행 스님은 선거대책본부를 꾸리지 않았으며, 인연 닿는 몇몇 스님들과 선거운동에 나선다. 이날도 기자회견에는 대변인 일감 스님을 비롯해 사서실장 삼혜 스님, 중앙종회의원 화평 스님과 덕산 스님 등 비교적 적은 인원이 배석했다.

원행 스님은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축제라기보다는 우리의 상처를 보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 선대본을 구성하지 않았다면서 오직 사부대중을 믿고 사부대중과 함께 안정과 화합, 혁신으로 새로운 조계종을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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