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스님을 하나의 학문 체계로서 연구하기 위한 ‘원효학’ 전문 연구소가 울산대에 설립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한국 대학에서 원효 전문 연구소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원효 스님은 한국불교와 정신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하나의 학문 체계로 정립될 정도로 연구가 축적되지 못한 것은 저간의 현실이다. 한국 전통사상가 중 퇴계나 다산과는 상반되는 상황이다. 심지어는 전문 연구기관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울산대의 ‘원효학토대연구소’ 설립은 원효 연구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연구소 설립의 바탕에는 초대 소장으로 임명된 박태원 교수의 노력이 있어왔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5년동안 한국연구재단의 토대연구사업을 통해 ‘원효전서 번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원효학’ 수립에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 목적이라고 한다.

박태원 교수는 향후 전서 영역을 비롯해 원효사상 개념사전 편찬, 계보학 구성 등의 후속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며, 최종적으로는 보편인문학으로서 한국학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불교를 넘어 한국의 정신문화를 선도했던 원효 스님의 사상을 ‘원효학’으로 정립하는 것은 불교학 분야의 확장성을 더하는 일이다.

나아가 한국불교에는 원효 스님만큼이나 우리의 정신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스님들이 많다. 이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사상을 정립해 하나의 ‘학(學)’으로 만드는 것도 한국불교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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