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 것과 받는 것, 결국 같은 것
주는 것과 받는 것, 결국 같은 것
  • 김원수/바른법연구원 이사장
  • 승인 2018.09.07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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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참 부자가 되는 길… 보시바라밀

사회생활 근 30년이 되던 어느 날, 이제는 선지식이 시키시는 보시바라밀을 실천할 때가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구청에서 대문과 담을 헐고 포장도 해주며 주차장으로 쓸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 있었습니다. 나는 구청에 요청하여, 마당에 대나무로 엮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무료급식소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대중에게 공양하는 연습을 3년간 하라는 선지식의 가르침을 따르려고 하였습니다. 또한 보시바라밀을 실천하여 빈궁한 마음을 해탈하고,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욱 큰 것임을 느끼고 싶었고 참부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을 실감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무료급식의 뜻을 세우자마자 여기저기서 돕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인들의 성금이 답지하였을 뿐 아니라, 잘 모르던 사람들도 자신들이 쓰던 각종 물건들을 보시하려고 하였습니다. 자원봉사를 자청하는 사람들도 예상보다 상당히 많았습니다.

대학교수가 자신의 집을 개방하여 무료 급식소를 만든다는 내용이 주간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여기저기서 성금이 답지했습니다. 지금도 매우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조계사 주지스님을 비롯한 원주 스님께서 무료 급식하기에 충분한 양의 국수를 근 10년간 꾸준히 공급해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무료급식소 근처의 시장상인들은 아무도 모르게 채소류를 가져다 놓는다거나, 좋은 일 하신다고 고맙다고 하시며 매주 한 번씩 과일이나 떡을 주셨습니다. 어느 때는 무료 급식하시는 노인들께서 꼬깃꼬깃 모은 돈을 성금으로 내기도 하십니다. 그 중 가장 인상에 깊이 남는, 눈물겨운 일이 있었습니다.

무료급식을 시작한 지 5년쯤 되었을 때, 마당에 지어놓은 무료급식소 건물이 무허가라며 누군가가 구청에 신고하였고 구청 직원들은 무료 급식소 건물을 폐쇄하라고 독촉하였습니다. 무료 급식소에서 식사하시는 어르신들이 이 이야기를 듣게 됐고,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습니다.

수백 명의 어르신들은 연대 서명하며 구청에 진정서를 넣었습니다. 어떤 어르신은 만약 구청에서 이 진정서를 받고도 건물을 철거하라 한다면, 나는 구청 마당에 드러누워 단식하며 이 무료 급식소 폐쇄를 온 몸으로 막겠다고 다짐하기도 하였습니다.  

oo지구당 사람들은 책임지고 구청의 처분을 해결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여기저기서 무료급식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모습에서 경주 최 부잣집의 수백 년 전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만 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마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이런 철학을 가진 최 부자는 흉년이 들면 빌려간 쌀을 못 갚는 농민들의 담보문서를 모두 없애고, 그 대신 죽을 쑤어 농민들과 푸짐하게 나누는 아름다운 선행으로 이어졌다. 어느 때 최 씨 집의 비리를 관청에서 발견하여 탄압하려 하자, 최 씨 집안의 은혜를 입은 동네 사람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관청의 탄압을 막았다.  

마치 경주 최 부자의 미담과도 같은 일을 실제로 체험하게 되니, 무료급식의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세상의 인정은 결코 메마르지 않았음을 실감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이라는 ‘불이(不二)’의 진리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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