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열린 제1회 학인염불대회의 모습.

오는 9월 19일 조계사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2018 조계종 학인 염불시연대회’가 개최된다. 지난 2014년 ‘제1회 조계종학인 염불시연대회’가 열려 크나큰 반향을 일으킨지 4년 만에 다시 열리는 뜻 깊은 행사인지라 감회가 새롭다.

중국 사찰에 가면 선원 벽에 두 개의 현판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개 숙여 발밑을 보라는 ‘조고각하(照顧脚下)’와 ‘염불하는 이가 누구인고’하는 ‘염불자수(念佛者誰)’라는 것이다. 때론 염불시수(念佛是誰) 혹은 염불자시수(念佛者是誰)라고 하기도 한다.

염불(念佛)은 내 마음 속에 부처님을 항상 생각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염불삼매(念佛三昧)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염불은 마땅히 수행자가 해야 할 수행이자 중생들의 교화방편으로 그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염불하는 이를 ‘염불중’이라고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풍토가 있어 왔다. 한국불교가 선불교의 종지종통을 견지하기에 생긴 일인데 이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불교는 회통(會通)의 통불교(通佛敎)적인 전통을 간직하여 왔기 때문이다. 또한 맹자의 말처럼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이 없다는 말처럼 염불하는 이가 없다면 어찌 참선수행 만을 할 수 있겠는가?

덕숭총림 수덕사는 선지종찰(禪之宗刹)이지만 아름다운 염불의 전통 또한 간직하고 있다. 만공  스님은 대종장(大宗匠)이자 대어산(大魚山)이셨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수덕사만의 아름다운 염불전통을 이어올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방장이신 설정(雪靖) 스님의 새벽 도량석은 단연 압권이라 할 만하다.

조계종 교육부장 진광 스님.

정월 초하루날, 금선대 진영각의 큰스님들께 신년다례를 올린 후 큰절 대웅전까지 온 대중이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며 내려와 신년 통알(通謁)을 올릴 때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행복하기만 하다. 또한 수덕사 3대 보물중의 하나로 초등학교도 안나왔고 그래서 자기 법명조차 쓸 수 없는 천진한 보리(菩提) 스님의 귀동냥으로 익힌 새벽 도량석은 우렁차고 힘이 있어 감동하게 된다.

예전에는 이렇듯이 각 본사마다 전통의 염불이 잘 보존 되었는데 어느 때인가부터 이상한 염불로 통일되어 그 멋과 맛이 사라져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연유로 전통의 염불을 복원하고 아울러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창작염불의 계발을 위해 염불시연대회를 개최한다고 할 것이다.

올해 유별난 삼복더위 염천(炎天)에 학인들의 염불열기로 온 도량이 염불로 장엄 중이다. 학인 스님들의 노고와 열정에 찬탄과 환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의 피와 땀이 서린 작품을 시연할 날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단언컨대, 많은 스님들과 불자님들이 그 무엇을 상상하든지, 상상 그 이상을 보여줄 것이다. 정 못 믿으시겠다면 9월 19일 조계사에 오셔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고 함께 즐기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