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선거

조계종 총무원장선거를 앞두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사진 왼쪽부터 원로의원 일면 스님, 前포교원장 지원 스님, 해남 대흥사 회주 보선 스님,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

35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의 사퇴로 수장 궐위상태에 빠진 조계종이 차기 총무원장선거 초읽기에 들어가는 형국이다. 선거일이 928일로 확정된 가운데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곳곳에서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교계 안팎에서 거론되는 차기총무원장 후보는 원로의원 일면 스님, 포교원장 지원 스님, 해남 대흥사 회주 보선 스님,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 등 대략 4명으로 압축된다. 물론 후보자 등록 기간에 가까워질수록 이합집산과 합종연횡 가능성이 높아져 변수를 배제할 순 없지만 현재까지 언급된 스님들은 종단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는 점에서 차기총무원장 물망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후보등록 앞서 후보군 압축

일면·지원·보선·원행 스님
합종연횡 가능성 배제 못해

 

불교광장도 후보 추천 조심

범계의혹 전임자 사퇴 따라

선거에서 도덕성 영향 클 듯

다만 총무원장선거 2주 뒤에 제17대 중앙종회의원선거가 열리는 데다 중앙종회 최대 계파인 불교광장 또한 올해는 직접적인 후보 추천을 지양하는 분위기여서 유력인물로 꼽히는 인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먼저 원로의원 일면 스님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생명나눔 전도사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스님은 1964년과 1967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각각 사미계와 비구계를 수지했다. 조계종 제9~13대 중앙종회의원, 교육원장, 호계원장,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봉선사 주지 등 종단 내외 주요 소임을 거쳤다. 특히 초대 군종특별교구장을 맡아 군포교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특히 일면 스님은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으로서 생명나눔운동을 이끌고 있다. 2000년 간 이식수술을 통해 새 삶을 얻은 스님은 여생을 생명나눔 활성화에 매진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법인 광동학원 이사장으로서 인재양성에 앞장서고 있으며, 2013년 만해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포교원장 지원 스님은 포교 역군(役軍)으로 불린다. 스님은 1964년 범어사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0년 통도사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총무원 교무국장, 포교원 포교국장, 9·14·15대 중앙종회의원, 포교원장, 칠장사·법흥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현재 양주 육지장사 회주를 맡고 있다.

지원 스님은 40여 년간 포교활동을 하면서 어린이·청소년법회 개설을 비롯해 합창단 순회공연, 건강 템플스테이 등 시대를 앞선 포교방편을 기획했다. 또한 미얀마 낙후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컴퓨터와 프린터를 기증하고,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지 한인청소년과 외국인 2세를 위한 재외교포 한민족 전통문화체험 수련회등 해외포교에도 힘을 쏟았다.

대흥사 회주 보선 스님은 수행력과 종단운영 경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스님은 1966년 용암사서 천운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2년 통도사서 월하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용암사·봉암사·송광사·마곡사·백담사 무문관·대흥사 등에서 안거 수행했으며, 40안거 이상 성만한 수행자로 꼽힌다. 또한 총무원 호법부장과 대흥사 주지, 14~15대 중앙종회의장,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원로의원을 맡고 있다.

보선 스님은 2013년 제34대 총무원장선거에 출마해 자승 스님과 경쟁하면서 총무원장이 갖춰야 할 도덕성을 기치로 내세운 바 있다. 당시 보선 스님은 새벽예불에 참여하는 등 불자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총무원장이 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앙종회의장 원행 스님은 현재 종단요직을 수행하고 있어 행정에 가장 밝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원행 스님은 한양대 행정자치대학원서 행정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스님은 1973년 법주사서 월주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85년 범어사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11~13, 16대 중앙종회의원, 중앙승가대 총장,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금산사 주지, 복지법인 승가원 이사장,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고, 나눔의집 원장과 국제평화인권센터 대표 등으로 활동하는 등 교계뿐만 아니라 사회단체 경력이 풍부하다.

특히 원행 스님은 중앙승가대 총동문회장 출신 최초로 중앙승가대 총장을 맡아 구성원 화합과 학교발전을 이끌었다. 대만 불광산사 대학들과 학술교류를 체결하고, 유니(Uni)출가 등을 기획하는 등 학교 일신에 공헌했다.

한편 이번 총무원장선거는 범계의혹으로 인한 전임자의 사퇴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에서 후보자의 도덕성이 당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종단 안팎에서 제기된 지도자급 스님들의 추문과 이에 따라 전개되는 개혁운동 등으로 극한의 갈등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이를 봉합할 수 있는 덕장의 면모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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