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정 호스피스협회 대구지부 간사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있는 장 씨(사진 오른쪽)와 동료.

 ‘The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다

장선정 씨의 하루는 고단하다. 오랜 암투병 끝에 치매까지 생긴 시아버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를 마치고 나오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2009년 서울대 병원에서 그녀는 시아버지가 전립선암이란 소식을 들었다. 1년이 지난 2010년 시아버지는 다시 대장으로 암이 전이됐고, 수술을 해야 했다.

1998년부터 대구 영남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보현회에서 활동해 온 그녀는 사경을 헤메는 시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죽음 앞에서 존재의 가치를 다시 살피는 일에 뛰어 들고자 했다. 그래서 2011년 마하보디교육원의 불교 호스피스 33기를 나오고 본격적으로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했다.

“기력이 쇠해지시면 치매도 옵니다. 암에 치매가 오신 아버님을 도저히 집에서만 보살필 수는 없어 요양병원에 모셨어요. 아버님을 보살피다가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고 싶어 호스피스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시아버지 곁이 아닌 다른 중환자들 사이를 누볐다.

“아무래도 아픈 가족이 있다보니 저희 가족 같았습니다. 죽음은 외롭죠. 모든 사람은 존엄하다는데, 혼자서는 존엄하지 않아요. 옆에 누가 있어야죠.”

장 씨는 봉사를 하러 가기 전에 대구 무광산사에서 기도를 한다. 성철 스님의 마지막 상좌인 원구 스님이 그녀에게 맞는 기도를 정해줬다. 참선과 함께 자기성찰이 중심이 된다.

“아무래도 호스피스 봉사를 하게 되면 죽음을 앞둔 분들을 보며 마음이 트여요. 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마음 치유가 필요하죠. 협회에서 마음치유프로그램을 하는데, 기도와 함께 큰 도움이 됩니다.”

장 씨의 양가 부모님은 모두 살아계시다. 앞서 치매까지 온 시아버지는 91세의 나이다. 친정 아버지와 어머니도 모두 편찮은 상황이지만 그녀는 틈을 내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저희 가족만 아픈 것은 아니잖아요. 아픈 환자가 있는 가족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 밥 한 끼 드리는 것만으로도 힘을 넣어 줄 수 있어요.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호스피스 봉사를 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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