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8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소임을 내려놓고 산중으로 돌아갔다. 취임일인 지난해 11월 1일부터 294일만이다.

설정 스님은 사퇴 의사를 밝히며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 인준이라는 불명예만은 피하려 했으나, 8월 22일 법적 다툼 예방을 목적으로 원로회의는 불신임을 인준했다.

결국 설정 스님은 불신임이 인준된 첫 총무원장으로 종단사에 기록됐다.

이에 따라 조계종은 총무원장 대행체제로 접어들었다. 총무원과 중앙종회는 혼란스러운 현 정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무원장 대행을 맡은 진우 스님이 담화문을 발표했으며, 중앙종회는 9월 6일 임시회를 개최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차기 총무원장 선거일자를 9월 28일로 확정지었다.

이제 조계종은 선거를 통해 차기 총무원장을 선출하게 된다. 현 간선제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종정 진제 스님이 교시를 통해 현재 종헌종법 내에서 차기 원장을 선출할 것을 당부한 만큼 종도들은 이에 응해야 한다.

한국불교는 현재 위기다. 불자 수 감소뿐만 아니라 지난 3개월여 동안 불교와 대표종단 조계종의 위상은 바닥을 쳤다. 이제는 구태인 ‘프레임’ 정쟁은 의미가 없다. 감정싸움과 비방은 선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거 때마다 불거진 금품살포도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한국불교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조금만 실수하면 대중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바르고 청정한 선거로 새롭게 종단을 이끌 인재가 선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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