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2

부처님은 문수보살에게 “지장보살은 우주법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이 유명하다. 왜냐하면 지장보살은 자신의 능력으로 십지(十地)로 완성시키고, 한량없는 중생을 고통에서 구해낼 때에 고단하고 피곤하다는 생각 없이 무량한 세월동안 실천해왔기 때문에 그 이름이 알려진 것이다”고 하시며 지장보살의 전생에 대해 말씀하신다.

지장은 바라문의 딸인 성녀로 태어나 각화정자재왕부처님을 따라 수행하였다. 하지만 어머니 열제리는 그런 성녀를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삼보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아 딸과 항상 시비가 있었다. 성녀는 어머니에게 바른 안목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던 중, 어머니의 신심이 깊어지기도 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생전에 인과를 믿지 않았던 어머니가 업에 끄달려 지옥에 떨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라 성녀는 꽃과 향과 온갖 공양구를 준비해 부처님의 탑과 사찰에 크게 공양을 올렸다. 그 때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신 부처님의 얼굴을 바라보며 진즉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태어나는 곳을 묻고 해결방안을 얻지 못했던 것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 때 허공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울고 있느냐? 성녀야, 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내가 너의 어머니가 어디에 태어났는지 말해주마, 나는 각화정자재왕여래다. 네가 어머니를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보다 배나 더하니 내 특별히 와서 알려주고자 하노라.”

“부처님! 저의 어머니를 불쌍히 여기시어 어서 말씀해주소서. 어머니가 지옥에 계실 것을 생각하니 미칠 것만 같습니다. 그걸 알고 제가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구해낼 방도를 알려주소서!”

“성녀야. 어서 정신차리고 공양을 마친 후에 집에 돌아가 단정히 앉아서 나의 명호를 생각하거라. 삼매에 들게 되면 너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을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니라.”

성녀는 부처님 말씀대로 단정히 앉아 부처님을 생각하며 하룻 낮 하룻밤을 생각하였더니 홀연히 자신이 해변가에 이르렀다. 그런데 왠일인가. 시원한 파도가 이는 것이 아니라, 펄펄 끓는 바닷물에 중생들이 빠져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설상가상으로 쇠덩어리로 만들어진 악한 짐승들이 하늘과 끓는 바닷물 속에서 사람들을 위협하며 잡아먹고 있었다. 바로 지옥이었다.

성녀는 무서움에 떨면서도 염불을 계속하니 어느덧 공포가 사라졌다. 그 때 귀왕 무독이 나타나 무슨 일로 왔냐고 하자 성녀는 여기는 무슨 바다이기에 중생들이 저런 고통을 받느냐 물었다.

“성녀시여, 이 바다는 업(業)의 바다입니다. 여기는 새로 죽은 사람들이 49일이 지나는 동안 죽은 이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 고난에서 건져주는 자가 없거나, 살아서 착한 일을 한 적이 없는 이가 부득이 본업대로 지옥에 떨어질 때 첫 번째 도착하는 곳입니다. 둘째바다는 여기에 비해 고통이 배가 되며, 셋째바다는 둘째바다에 비해 고통이 또 배나 되니 바로 삼업을 잘못 다스린 자가 태어나는 곳입니다. 허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그들이 만날 지옥은 천 만 개 이상입니다.” 이 말을 듣던 성녀가 어머니를 부르며 흐느끼자 무독이 성녀에게 어머니 신상을 묻고 명부를 들여다 보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 놀란 성녀를 향해 그대의 어머니는 이미 3일 전에 천상에 태어났고 그 날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도 함께 떠났는데 그 까닭은 열제리 죄녀에게 효순한 자녀가 있어 부처님께 공양하고 보시한 공덕 덕분이었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들은 성녀는 벌떡 일어나 각화정자재왕부처님 존상 앞으로 달려갔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 맹세하노니 지금 이 순간부터 미래세가 다하도록 지옥고통에 빠진 중생이 있으면 모든 방법을 아끼지 않고 사용하여 반드시 해탈케 하겠나이다.”

성녀가 이 날 맹세한 서원과 같이 수없는 세월을 부처님께 공경공양예배하며 중생을 구하는 삶을 살아 드디어 지장보살이 된 것이다.

요즘 〈신과 함께〉라는 영화가 1편에 이어 올 해 2편이 개봉했다. 우란분절을 맞아 선물처럼 찾아온 영화다. 지옥을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아주 사실적이니 그 지옥 속에 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지장보살처럼 나의 선망부모와 인연있는 이들을 위해 공덕을 지어야 할 것이다.     〈계속〉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