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광명 기원문/성운대사 글/원성스님 그림/조은자 옮김/운주사 펴냄/2만 3천원

부처님께 드리는 100가지 기도문. 불자들의 신심을 고취시키고 자비와 지혜, 도덕을 증진시키는 기도 발원을 엮은 책이다. 간결하면서도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된 발원문과 동자승 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원성 스님의 그림이 어우러졌다.

올해로 출가 80년을 맞은, 대만 불광산사 성운 스님은 12살의 어린 나이에 출가한 이후 매일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께 ‘기원’을 하며 수행의 방편으로 삼았다. 즉 스님에게는 일평생 동안 기원이 바로 수행이었다. 이 책은 스님이 그동안 각각의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행한 기도 발원문 중 대표적인 것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발원은 수행의 방향이자 힘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 어떻게 수행하겠다’는 발심이자 서원이기 때문이다. 성운 스님도 그런 서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수많은 불사를 성공시키고 존경받는 스승이 된 것이다.

불보살님들도 큰 서원이 있었기에 궁극에는 불보살이 될 수 있었다. 아미타부처님의 마흔여덟 대서원, 관세음보살님의 열두 서원, 보현보살의 십대서원 등이 널리 알려진 발원이다. 따라서 재가자든 출가자든 어떤 서원을 세우고 수행하느냐는 아주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보통의 발원은 불보살님께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이기 쉽다. “~을 해주세요.”가 그것이다. 하지만 우리 대승불자의 발원은 “~을 하겠습니다”가 되어야 한다. 즉 ‘나’ 혹은 ‘내 ~~’의 이해와 이익을 위한 발원이 아니라, 사회와 세계, 나아가 온누리의 모든 존재를 위한 발원이어야 한다.

일상에서의 기원(기도)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큰 동력이 된다. 쉽고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된 발원문을 낭독하다 보면 마음속으로부터 감동이 우러나오면서 신심이 고취되기도 하고, 발원 내용과 깊이 공감되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불교의 가르침이 쉬운 말로 표현되어 있어서, 굳이 불교를 공부한다고 의식하지 않더라도 불교의 철리와 삶의 지혜를 체득할 수 있기도 하다. 아울러 감사와 배려라는 공동체적 의식과 도덕적 인격 함양에도 도움을 준다.

이 책에는 모두 100개의 기원문이 담겨 있다. 우리 불자들이 자신이 처한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 맞는 적절한 기원문을 찾아 독송하고 염한다면 마음의 평온을 얻고 해탈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 그리고 소외 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 등 다른 사람을 위해 꾸준히 기도하는 것은 자타불이(自他不二)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보살도를 몸과 마음에 새기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당연히, 발심 서원은 입으로만 떠들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행하고 실천하는 것이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편 각 기원문에는 동자승 작가 원성 스님의 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보는 이의 얼굴을 미소 짓게 하고,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100컷의 그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눈과 마음을 힐링시켜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