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불자들의 신행모임인 ‘보리수아래’가 지난해 미얀마장애인들과 함께 공동시집 〈빵 한 개와 칼 한 자루〉를 발간한 데 이어 올해 베트남장애인들과 공동시집 발간에 나선다. 시집명은 〈시로 엮은 내 사랑을 받아주오〉다. 사찰의 낮은 접근성과 색안경을 끼고 장애인을 바라보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원활한 신행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장애불자들이 걸림돌을 극복하고, 해외 장애불자들과 문학교류를 한다는 점에서 박수 받아 마땅하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공동시집 제작에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스토리펀딩을 통한 후원금 모연이다.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는 최근 스토리펀딩 사이트에 ‘아시아장애인들의 공동시집 제작’이란 제목으로 사연을 등록했다. 시집은 현재 번역 진행 중이며, 10인의 시 총 40편이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수록될 예정이다. 후원자들에게는 시집을 비롯해 보리수아래 서정음반, 각종 간행물들이 배송된다.

지금껏 한국불교는 사홍서원의 제1서원인 ‘중생무변서원도’를 외쳐왔지만, 정작 이 서원은 장애불자들에게 잘 닿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2001년 한국갤럽이 발표한 ‘장애인 생활실태 및 장애인에 대한 의식조사’에서도 불자는 7.2%에 불과해 개신교(61.5%), 가톨릭(12.6%)보다 한참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불교계가 장애불자들을 무관심으로 대해왔다는 뜻이다.

이제라도 시선을 조금만 옮겨보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내 손길, 눈길 닿는 그곳에 고군분투하며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는 장애인불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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