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찰, 오래된 낙서 공개해 관광객 입소문

벽에 그려진 낙서들을 설명하는 주지스님. 사진출처=산케이뉴스

17세기부터 근대까지 참배자들이 남긴 낙서를 보기 위해 사찰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낙서의 내용은 불평불만부터 소원, 일러스트까지 다양하다. 이 재미난 절을 8월 10일 일본의 ‘산케이 뉴스’가 보도했다.

일본 사가현 나가하마시(長浜市)에 소재한 일련종 사찰 묘류지(妙立寺)는 400여 년 전에 세워진 사찰이다. 이곳은 당시 지역 영주가문의 기원소(祈願所)로 지정되어 영주가 직접 영지의 안녕을 위해 참배를 오던 절이다. 이로 인해 절이 영험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다양한 계층의 참배자들이 몰린 역사를 가지고 있다.

묘류지는 이와 함께 숨겨진 보물을 가지고 있다. 바로 중세부터 근대까지 약 300년의 연대차를 가진 낙서들이다. 이 낙서들은 중세에 순례자들의 숙소로 사용되던 방 안 가로 2.8m, 세로 2m 가량의 내벽과 기둥에 쓰여 있다. 낙서는 천장 바로 아래까지 빼곡하게 적혀있다. 묘류지 측은 “중세에 일련종 신자들에게는 일련종 사찰들을 순례하는 ‘천개소 참배’ 풍습이 있었고, 이로 인해 다양한 낙서들이 남게 됐다”고 전했다.

타 지역의 일련종 고찰에도 낙서가 종종 남아있지만 묘류지처럼 많은 양의 낙서가 완벽히 보존된 곳은 드물다.

낙서들은 일련종의 신앙과 관련된 내용 외에도 ‘순례자에게 이불을 빌려주지 않는 인색한 절’과 같은 불평, 상투를 튼 남자나 가문의 문장과 같은 독특한 일러스트들이다. 또 남겨진 연호와 지역들을 통해 시기와 당시의 교통이동 등을 짐작할 수 있다.

미노부산대학 모치즈키 신쵸 교수는 “이렇게 많은 낙서들이 남은 절은 본적이 없다. 생생한 신앙의 흔적을 알 수 있는 불교민속자료”라며 앞으로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낙서들은 지금까지 비공개였으나 시의 관광협회가 몇 년 전 시범적으로 시행한 관광안내에서 호평을 받으며 꾸준한 재개 문의를 받아왔다. 이에 묘류지는 관광협회와 협의해 창고로 사용되던 방의 실내를 정리하고, 남아있는 낙서들에 대한 간략한 조사 후 공식 관광자원으로 공개했다.

지난 8일 진행된 첫 공개에서 낙서들을 관람한 참배자들은 “이렇게 낙서가 남아 있는 절은 처음 봤다” “재미있는 낙서들이 이렇게 남아 있을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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