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前호법부장 세영 스님 추천안 폐기

지난달 17일 종훈 스님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선출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열리는 제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뿐만 아니라 원로회의의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인준 시 차기총무원장선거까지 선관위원장 없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원행)816일 개원한 제211회 중앙종회 임시회서 총무원장 불신임안 처리 이후 상정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선출의 건을 다뤘다. 하지만 격론 끝에 발의자가 안건을 철회함에 따라 중앙선관위원장 선출이 무산됐다. 중앙선관위원장 후보로는 용주사 출신 호법부장 세영 스님이 단독 추천됐다.

복수의 종회의원들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서는 법륜승가회 소속 의원들이 세영 스님 추천에 강한 반대의견을 개진했다. 몇몇 종회의원들은 세영 스님의 호법부장 재직시절 용주사와 마곡사 등에서 발생한 금권선거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에 대한 친자의혹이 제기될 당시 호법부가 문제해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이는 현재의 종단 사태에 불씨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적에도 세영 스님을 추천한 종회의원들은 중앙선관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을 경우 향후 벌어질 총무원장선거 등에서 공정한 선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지만 결국 추천을 철회하면서 논란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는 위원회 간사 태성 스님이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앙종회는 중앙선관위원으로 추천된 신흥사 득우 스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또한 교구본사주지 연령제한을 만 70세에서 75세로 상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산중총회법 개정안은 차기회의로 이월했다.

한편 종책질의에서는 최근 직원 횡령사건이 벌어진 사회복지재단과 유전자검사를 위해 구강 점막세포를 채취하는 총무원장 설정 스님 사진을 배포한 기획실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종회의원 화림 스님은 복지재단 종사자 및 시설 종사자 교육현황과 도덕성 결여 극복방안을 질의했으며, 이에 대해 복지재단 측은 사회복지 종사자로서 가치와 윤리, 인권보호, 시설회계 투명성 강화 등 매년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향후 윤리와 도덕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총무원장의 유전자 시료 채취 사진 배포가 적절한지 묻는 광전 스님의 질의에 기획실 측은 총무원장스님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유전자 채취 과정을 가감 없이 대중에게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무분별한 의혹제기 및 유전자 검사 시행 유무에 대한 논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