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판화박물관 15주년 특별전 8.18~9.23 / ‘판화로 보는 근대 한국의 사건과 풍경’ 展

금강산사대찰전도, 논산은진미륵 등 60여 점
안중근 이토 히로부미 저격 보도판화 최초 공개

금강산사대찰전도, 논산 은진미륵불 등 한반도 근대 풍경을 비롯하여 동학혁명과 일제강점기를 포함한 한국의 근대사를 담고 있는 판화작품이 전시된다. 개관 15주년을 맞이한 고판화박물관은 개관 15주년과 광복 73주년을 기념하여 ‘판화로 보는 근대 한국의 사건과 풍경’ 특별전을 8월 18일부터 9월 23일까지 개최한다.

논산은진미륵 목판화/ 24.2×27.2cm, 일제강점기

 

문화재청과 강원도 원주시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18년 생생문화재사업으로 열리는 첫 번째 특별전으로, 한선학 관장이 23년 동안 수집한 수집품 6천여 점 중에서 근대 한국의 역사적인 사건을 담고 있는 판화와 남북으로 흩어져 있는 아름다운 풍경 판화 60여 점을 선보인다.

2부로 구성된 전시는 1부에서 강화도 조약으로부터 안중근 의사의 이토히로부미 저격사건까지, 근대 한국의 주요한 사건들을 기록한 판화들을 선보임으로써 광복의 정신을 다시 한 번 새겨본다.

동학혁명 때, 남북접을 화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양호도찰 오지영의 이름이 새겨진 동학의 태극기 목판을 비롯하여, 대한제국의 첫 황제 고종이 포함된 ‘세계 십대 황제 초상’, 을사늑약 후 불같이 일어났던 저항정신이 깃들어 있는 민충정공의 혈죽도 목판화와 최익현 선생의 의병봉기가 기록된 ‘일성록’ 목활자본, 1907년 한국군대 해산을 반대하며 저항했던 남대문 전투 판화와 근대 한국의 독립 운동사의 정점을 찍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을 대형 석판화로 표현한 작품 등이 소개된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을 그린 판화는 그 당시 새로운 판화기법인 석판화로 제작되었으며, ‘이토공 조난지도(伊藤公 遭難之圖)’라는 제목으로 안중근 의사를 ‘흉한(兇漢)’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안중근 의사의 저항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화면 옆면에는 보도 기사도 실려 있어 보도에도 충실하면서도, 판화 작품으로 감상할 수도 있게 만든 보도 판화이다.

안중근 의사 이토히로부미 저격 석판화. 1909년 12월 1일 동경 박화관발행(안중근 저격 :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 39.3×53.8cm

 

2부에서는 1899년에 제작된 대형 목판화인 ‘금강산사대찰전도’를 비롯하여, 금강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채색 석판화로 제작하여 10폭, 8폭 병풍으로 제작된 작품들과 일제강점기에 강원도가 발행한 ‘금강산 탐승도’ 등 금강산 조감도도 다양하게 소개되며, 금강산 관광 기념 스탬프를 모은 책자에는 ‘신계사’ 대웅전의 모습을 채색 판화로 찍은 작품도 소개된다. 일본의 세계적인 목판화 작가인 히르카츠 운이치의 평양 ‘목단대’와 세계적인 일본의 우키요에 작가인 가와세 하스이가 그린 ‘은밀대’등 북녘의 아름다운 모습이 담겨있는 판화가 다양하게 소개된다. 또한 광화문, 남대문을 비롯한 19세기 서울의 풍경과 논산 은진미륵불 등도 전시되어 남북을 아우르는 근대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다.

금강산 사대찰전도, 목판화 광무 3년 1899년, 105×69.5cm. 금강산 4대 사찰(유점사, 장안사, 표훈사, 신계사)을 중심으로 일만이천봉을 목판에 새겨 찍어낸 판화이며, 근대까지 이어져 온 한국 목판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선학 관장은 “한국ㆍ중국ㆍ일본ㆍ티벳ㆍ몽골ㆍ베트남 등에서 지난 25여 년 간 수집한 6천 여 점의 유물 중에서 근대 한국과 관련된 60점을 선별하여, 현재 한국의 시대적 난관을 극복하는 지혜로 활용하고, 더 나아가서는 남ㆍ북한의 아름다운 풍경을 판화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남ㆍ북한의 시민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그날이 하루빨리 와서 분단의 아픔을 씻고 지속발전 가능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전시의 취지를 밝혔다.

고판화박물관은 관람객이 이번 전시회의 작품을 보다 깊이 있게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별전 기간 동안 1박 2일 과정의 문화형 템플스테이로 ‘전문가와 가족을 위한 숲속판화여행, 다문화 가정을 위한 숲속판화여행’을 특별전 연계교육프로그램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2003년 문을 연 고판화박물관은 한ㆍ중ㆍ일ㆍ티벳 등 동아시아 고판화 2천5백여 점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6천여 점의 고판화를 소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인쇄박물관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문의 033-761-7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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