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입장문 내… “입장 번복 납득 어려워”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오는 1231일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앞서 설정 스님에게 “816일 이전 사퇴하겠다는 답변을 들은 교구본사주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회장 성우)814일 입장문을 내고 설정 스님을 향해 종도와 국민을 더 이상 기망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 비판했다.

협의회는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본사주지들에게 816일 개최하는 임시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밝혔다. 종정예하께서도 교시를 통해 명예로운 퇴진이 수반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런데 설정 스님은 기자회견서 혁신위를 새로 발족해 종헌종법을 재정비하고 1231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본사주지협의회는 깊은 우려와 함께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설정 스님의 이 같은 입장을 종정 교시와 종도, 국민의 기대를 무너뜨린 번복이라고 평가했다. 협의회는 “816일 용퇴 약속을 스스로 깨뜨린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종단 혼란의 본질은 설정 스님에게 제기된 친자의혹과 이를 해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혼란의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제라도 부디 즉각 용퇴하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오는 16일과 22일 각각 예정된 중앙종회와 원로회의를 통해 종도들의 뜻이 모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협의회 차원의 총무원 집행부 불신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협의회는 설정 스님께서 스스로의 약속을 깨뜨린데 이어 종도와 국민들의 뜻마저 무시할 경우,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하는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끝으로 오는 23일 예고된 전국승려대회와 관련해 종헌종법 테두리 안에서 개혁에 대해 공감하고 동참하는 활동은 환영하지만,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지 않는 승려대회는 종헌질서를 무너뜨리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이기에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종도와 국민을 더 이상 기망(欺罔)해서는 안 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우리 종단이 이토록 혼란스러운 상황에 이르기까지 종단의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한 마음입니다. 아울러 총무원장스님을 잘 모시지 못해 종단이 국민과 종도들로부터 큰 불신을 받게 된 데 대해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지난 727일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종도와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위한 길을 진중히 모색하여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또 종헌종법 질서를 부정하고, 갈등과 분규라는 과거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 종단은 종도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회복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며 종헌종법 질서를 근간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지난 81일 뜻을 모아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용퇴를 건의했으며,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본사주지스님들에게 “816일 개최하는 임시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종정예하께서도 총무원장스님과 교구본사주지협의회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지난 8일 교시를 통해 총무원장은 제기된 의혹의 사실유무를 떠나 종단 화합과 안정을 위해 용퇴를 거듭 표명했다고 평가하고, 종도들에게 엄중하고 질서 있는 명예로운 퇴진이 동시에 수반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종도의 대의기구인 중앙종회도 지난 9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입장을 통해 종정예하의 교시를 모든 종도들이 봉대하여 받들어야 한다고 밝히며 총무원장스님의 용퇴를 요청 드렸습니다.

중앙신도회도 10일 입장문을 통해 종정예하의 교시에 따라 종단이 조속히 정상화되어 더 이상의 반목과 질시를 거두고 원력과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청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총무원장 설정스님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위를 새로 발족해 종헌종법을 재정비하고 1231일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깊은 우려와 함께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종정예하의 교시는 물론이고 종도와 국민의 기대를 한 순간에 무너뜨린 입장 번복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총무원장스님이 ‘816일 임시중앙종회 이전 용퇴약속을 스스로 깨뜨린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 겪고 있는 종단 혼란의 본질은 총무원장 설정스님에게 제기된 친자의혹과 이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단 혼란의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총무원장스님께서는 이제라도 부디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즉각 용퇴하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 드립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816일로 예정돼 있는 중앙종회와 22일 열릴 예정인 원로회의에서 종도와 국민들의 뜻을 담은 의견이 모아지리라 기대합니다. 그러나 총무원장스님께서 스스로의 약속을 깨뜨린데 이어 종도와 국민들의 뜻마저 무시할 경우,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하는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종헌종법 테두리 안에서 종단개혁에 대해 공감하고 동참하는 활동이나 의견개진과 논의는 환영하지만, 구성원 전체가 동의하지 않는 승려대회는 종헌질서를 무너뜨리고 종단 혼란을 가중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에 강력히 반대하는 바입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종단 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종도 여러분들도 교구본사주지협의회와 함께 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2(2018)814

대한불교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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